운영자금 사용한다더니 고금리 사채놀이
'M&A 쩐주' 원영식 회장에게 CB 투자 받아
코스닥 상장사 엑스큐어 가 주주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당시 공시했던 사용 목적과 달리 그 돈으로 상대적 위험도가 높은 사채놀이를 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엑스큐어는 '에프앤비모빌리티'라는 법인에 120억원을 대여한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38%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자는 연 13%로, 대여 기간은 오는 12월2일까지다.
에프앤비모빌리티는 자본총계가 6억원에 불과한 법인이다. 자산 116억원 중 110억원이 부채로 구성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21억원, 당기순이익 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런 법인에 120억원을 빌려준 것이다. 이자율이 시중금리 대비 높은 이유로 해석된다. 담보로는 제주도 부동산 등을 잡았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도 엑스큐어는 '대종삼'이라는 법인에 63억원을 빌려줬다. 연 이자율 20%로 내년 5월12일까지 약 6개월간 대여하는 계약이다. 대종삼 역시 자본금 9억원에 매출액 0원인 법인이다. 담보로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부동산을 잡았다.
엑스큐어가 이처럼 183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줄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을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엑스큐어의 현금성 자산은 80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 21억원, 총포괄손실 164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으로 현금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엑스큐어는 지난 1월 15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발행대상자는 코스닥 상장사 오션인더블유가 최대주주로 있는 조합들이다. 오션인더블유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의 아들 원성준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원영식 회장은 초창기 고리대금업을 영위하다 20년 넘게 상장사 M&A 시장에서 '쩐주' 역할을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가 1심 2년 징역형을 받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2023년에는 '빗썸 실소유주'로 불리는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또 엑스큐어는 지난 8월 109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추가 투자를 요청하는 방식의 증자다. 당시 청약률은 99.32%에 달했다. 엑스큐어 주주 대부분이 회사 미래 성장을 믿고 투자했던 것이다.
문제는 엑스큐어가 주주배정 유상증자 당시 공시했던 자금 사용계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엑스큐어는 증권신고서에서 본업인 휴대폰 유심(USIM) 제작비 등 사업 운영자금으로 유증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운영자금 투입 시기까지 남는 기간에는 적격금융기관의 단기금융상품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고도 밝혔다.
CB 조달 당시에도 자금 사용 목적을 타법인 인수로 공시했다. 하지만 공시대로 진행된 사안은 전혀 없었고 조달 자금 대부분을 위험투자인 고리 사채업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엑스큐어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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