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설립 이후 인류의 삶 혁신
수많은 성공 뒤엔 수많은 착오도
카톡처럼 방향 잃어 집토끼 가출
Xbox·빙·AI딥러닝 등 빠른 피드백
다시 대규모 전환으로 위기 극복
많이 알려진 뒷얘기지만 읽는 재미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알파벳(Alphabet), 메타(Meta), 엔비디아(NVIDIA), 테슬라(Tesla)와 함께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7대 기술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 책은 1975년 설립 이후 개인용 컴퓨터 보급으로 인류의 삶을 혁신한 역사부터, 최근 게임 콘솔(Xbox) 등을 중심으로 이뤄낸 기술 변화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여정을 담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앞에 언제나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처럼, 이들도 방향 전환 실패로 핵심 고객층을 잃고 큰 타격을 입은 아픈 경험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딘 캐리그넌과 클라우드 부문 혁신 디렉터로 활동 중인 조앤 가빈은 그러한 실패를 발판 삼아 대규모 전환에 성공한 사례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는 한동안 게임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990년대 당시 PC 시장에서는 독보적이었지만, TV 게임 분야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리고 있었다. 시장 장악을 위해 인재 확보에 나섰고, 2002년에는 클라우드 기반 소셜 네트워킹 플레이 서비스 'Xbox Live'를 출시했다. 페이스북(2004) 출현보다 앞선 선구적 시도로, 시장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음악·영화 등 다른 사업들과 Xbox의 연계를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부서 간 칸막이가 강화되는 '사일로 현상'이 나타나 큰 내부 충돌을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사업부 상급 관리자 직급을 없애고, 부서별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통합해 Xbox를 하나의 팀으로 재편했다. 불필요한 내부 경쟁을 없애는 대신, 의사결정권을 가능한 한 현장에 위임하고 생산적인 의견 충돌을 장려했다. 약 18개월에 걸쳐 '결정과 지시' 중심의 구조를 '코칭과 지원' 중심의 문화로 바꿔냈다.
Xbox는 두려움을 돌파하는 마이크로소프트식 사내 문화가 자리 잡는 데에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 회사가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프레임워크는 크리에이티브 리더 제이 샐러드가 이름 붙인 'BET(비즈니스·경험·기술)'의 균형이다. 그러나 2013년 출시된 'Xbox One'은 뼈아픈 실패로 남았다. '항상 켜져 있고 항상 연결된' 차세대 일체형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표방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고사양 기능을 포함한 고가 제품이었다. 가격 또한 499달러로, 경쟁작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399달러)보다 100달러나 비쌌다.
당시 Xbox 책임자로 임명된 필 스펜서는 이렇게 회상한다. "Xbox One 론칭을 통해 느낀 점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서는 그 계획이 그럴듯해 보였죠. 하지만 고객이 가진 요구, 질문, 열망에 대한 답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가고자 했던 방향이나 제품 손익과 규모 확장을 위해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일 년에 몇 차례 열리던 콘솔 발표 이벤트를 월별 공개 체제로 전환해 이용자 피드백을 상시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뒤늦게 검색 시장에 진입해 야후와 동맹을 맺고 '빙'(Bing)을 출시했다. 페이스북·트위터의 데이터를 통합해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제시하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하는 '빙 리워드'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2012년 기준 글로벌 검색 점유율은 5% 이하에 머물렀고, 90% 이상을 차지한 구글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였다.
사내에서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으나, 전략을 '구글을 이기기'가 아닌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검색엔진이 되기'로 재정의했다. 그 결과, 2009년 목표 설정 이후 분기마다 점유율이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PC 검색 시장 점유율이 38.5%까지 확대됐다.
이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검색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딥러닝 기반 검색 전환으로 검색 품질에서 구글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고 주장한다. 구글은 기존 머신러닝 기술과 인력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던 탓에 딥러닝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것이다. 또한 검색 광고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비중이 5%도 되지 않아 AI 기반 검색을 과감하게 도입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AI 발전 방향이 고차원 딥러닝 쪽으로 흐를 것이고, 이러한 환경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책은 내부자의 시선으로 전하는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롭다. 다만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이 많아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우호적인 시각이 뚜렷해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
내부자가 파헤치는 마이크로소프트 혁신의 비밀 | 딘 캐리그넌 외 1명 | 한스미디어 | 320쪽 | 2만5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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