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내 출시 앞둔 애플 신형 '비전 프로'
출시가 약 500만원
눈앞에 펼쳐지는 8K 무대
넷플릭스·유튜브 전용 앱 부재는 아쉬워
눈 덮인 설원 한가운데 서 있었다. 사방이 하얗게 펼쳐진 설산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느껴질 것 같아 몸이 움츠러들 정도로 생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 광화문 근처 카페 좌석 위. 설산은 머리에 쓴 확장현실(XR) 기기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가 만들어낸 가상 공간이다. 28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신형 비전 프로는 '이게 진짜 가능하구나' 싶을 만큼 현실감이 높았다. 차세대 반도체 칩 'M5'로 업그레이드된 덕분이다.
신형 애플 비전 프로 구성품에는 새로운 듀얼 니트 밴드, 라이트실, 기기 전면 커버, 광택용 천, 배터리, USB-C 충전 케이블과 40W 다이내믹 전원 어댑터(최대 60W)가 포함돼 있다. 컬러 설명서도 동봉돼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이번에 새로 나온 '듀얼 니트 밴드'는 편안한 쿠션감을 선사한다. 머리 위쪽과 뒤쪽 두 군데를 감싸는 구조라 무게가 고르게 분산됐다. 이마와 광대에 압력이 균형 있게 느껴져서 오래 써도 한쪽만 아프지 않았다. 다이얼을 돌려 조이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편했다. 무게 자체는 여전히 묵직하지만(600~650g), 쓰는 느낌은 생각보다 가볍다.
비전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조작 방식이다. 컨트롤러도, 버튼도 필요 없다.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을 바라보면 그게 커서가 된다. 엄지와 검지를 맞대면 클릭이 되고, 허공에 보이는 화면 모서리를 잡고 움직이면 확대·축소가 된다.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한 기자의 모습. 엄지와 검지를 집게모양으로 만들면 클릭이 되고, 허공에 보이는 화면 모서리를 잡고 움직이면 확대 혹은 축소를 할 수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사진 앱을 열어봤다. 아이폰으로 찍은 평범한 사진들이 눈앞에 뜨는데, 큐브 아이콘을 누르니 입체 사진처럼 바뀐다. 사진 속 인물이 진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앞뒤 거리감이 느껴진다. 파노라마 사진은 더 놀랍다. 아이슬란드 풍경이 360도로 펼쳐지면서 정말 그 안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영상 체험도 몰입감을 높였다. 애플TV 애플리케이션에서 '애플 이머시브 비디오(Apple Immersive Video)'라는 콘텐츠를 틀면 8K 화질에 180도로 펼쳐지는 영상이 나온다. 3분짜리 콘서트 영상을 보는데 정말 무대 바로 앞에 선 것 같다.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가수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소리도 따라 움직인다. 말 그대로 '방구석 콘서트 직관'이다.
오른쪽 위에 있는 다이얼(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면 주변 배경이 바뀐다. 설원부터 시작해 태양계 행성인 목성 환경도 체험할 수 있다. 거대한 목성이 눈앞에 떠 있고, 낮·일몰·밤 중에 시간대를 고르면 시간대별로 환경이 바뀐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든다.
업무용으로도 쓸 만하다. 맥북과 연결하니 노트북 화면이 눈앞에 거대하게 떴다. '울트라 와이드' 모드를 선택하자 5K 모니터 2대를 놓은 것처럼 엄청 넓은 작업 공간이 생겼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는 맥북의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어서 불편하지 않다. 애플의 AI 음성비서 시리(Siri)에게 "파일 앱 켜줘"라고 말하면 앱이 열리는 식으로 음성 명령도 가능하다.
웹 브라우저 사파리에는 '공간 브라우징'이라는 기능이 있다. 웹페이지의 사진들이 입체적으로 튀어나오고, 긴 기사의 경우 애플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한국어로 요약해준다.
269만원인 갤럭시 XR과 비교하면 애플 비전 프로(499만원)는 확실히 비싸다. 하지만 화질, 반응 속도, 조작감은 확실히 한 단계 위다. 화면이 더 밝고 선명하며, 눈으로 보는 즉시 반응이 와서 답답함이 없다. 자이스 렌즈를 통해 보는 화면 품질도 좋다. 다만 넷플릭스와 유튜브 전용 앱이 없어서 브라우저로 접속해야 한다는 건 불편한 점이다. 애플TV나 애플 아케이드 콘텐츠는 많지만, 많은 사람이 쓰는 넷플릭스·유튜브가 빠진 건 아쉽다. AI 기능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음성 명령이나 요약 정도는 되지만, 앱 간 연동 같은 고급 기능은 아직 제한적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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