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교회서 취약계층 거주 확인
생계급여 점검서 돈 빼돌린 정황나와
형사 고발·피해 규모 파악 조치 없어
병명 부풀리기 등 과잉 진료 의혹도
박 모 씨가 목사로 있는 우산동 한 교회 전경. 광주 광산구는 지난 2022년 해당 교회에서 기초생활 생계급여 수급자 등 의사무능력자들이 단체로 거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해 퇴거 조치했다. 민찬기 기자
광주 한 요양병원에서 신안 염전 노동 착취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갈취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관할 당국의 책임 방기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약계층의 보호부터 의료급여 관리·감독까지 전반적인 복지 시스템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혈세가 줄줄 새고 있어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광주 광산구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월께 광산구에 "허가를 받지 않는 우산동 한 교회에서 의사무능력자 10명~2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광산구는 해당 시설에서 기초생활 생계급여 수급자 등 의사무능력자 등 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것을 확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해 폐쇄 조처했다.
문제는 해당 교회에서 수급자의 생계급여가 갈취 되고 있는 정황이 발견됐음에도, 가해자와 분리나 형사 고발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지자체의 뒷짐 행정이 취약계층을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광산구는 수급자들 급여점검을 하는 과정 해당 교회로 수차례 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광산구는 돈을 다시 입금하도록 하는 시정 조치만 했을 뿐, 피해 규모 파악이나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교회 목사 박 모 씨는 현재 북구 일곡동 요양병원의 건물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최근까지 의사무능력자들을 이 요양병원에 입원시켜 생계급여와 건강보험 환급금 등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광산구 관계자는 "민원은 10명~2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접수됐으나 실제 조사해봤을 땐 의사무능력자는 4명이었고, 나머지는 평소 교회에서 일하는 종사자나 선교사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부풀려진 것 같다"며 "현재는 담당자가 바뀌었고,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결과보고만 남아있다. 지역사회기에 형사 고발까진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임시 거주했다는 신안 염전 노동 피해자 A씨는 "정확히 몇 명이 거주했는진 기억이 나진 않지만, 최소 5명 이상은 있었다. 상시 거주가 아닌 일부는 요양병원 등에 수시로 옮겨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의료급여를 관리·감독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광주시의 책임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수년간 박 씨의 요양병원에서 입원했던 A씨는 최근에서야 치매, 행동장애, 뇌전증 등 병명이 7가지가 적힌 입원 확인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해당 병명에 대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A씨 같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진료비는 대부분이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료급여 비용을 예탁하고, 공단이 지급하고 있다.
결국 의사 능력이 저하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병명을 부풀리는 등 과잉 진료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과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의료급여를 부정 수급 단속은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고, 공단에선 조사를 따로 나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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