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카 금지법' 막히자 부르카 입고 국회 온 女 의원…호주 발칵
'공공장소서 얼굴 가리는 복장 금지' 법안 추진도
호주의 극우 성향 여성 의원이 자신이 추진하던 부르카(무슬림 여성들의 안면 가림 의상) 착용 금지법안 발의가 무산되자 의사당 회의장에 부르카를 입고 와 논란이다.
연합뉴스는 25일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을 인용해 호주 극우 정당 '원 네이션' 소속 폴린 핸슨 상원의원이 이날 자신의 법안 발의가 무산된 이후 부르카를 입고 회의장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폴린 핸슨 호주 상원의원이 24일 부르카를입은 채 캔버라의 상원 의사당 회의장에 들어서며 동료의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던 공공장소 내 부르카 착용 금지법안이 발의에서부터 막히자 이같은 퍼포먼스에 나섰다. AP 연합뉴스
핸슨 의원은 다리가 드러나는 짧은 치마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불안정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몇몇 의원들은 그에게 부르카를 벗을 것을 요구했으나, 핸슨 의원은 이를 거부했고 의회는 한동안 정회됐다.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복장으로, 눈 부분에는 그물이 달려 있어 앞을 볼 수 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여성이 자신과 관련 없는 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아름다움이나 장식품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앞서 그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이슬람 복장을 착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전날 의회에 제출하려고 했지만, 의원들에 의해 법안 제출이 막혔다. 그러자 핸슨 의원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24일(현지시간)부터 부르카를 착용했다. 무슬림 의원들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입는 걸 보기 싫다면 법안을 만들어 금지하라"고 주장했다. 여성을 학대하는 부르카를 (앞으로도) 의회에서 착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핸슨 의원의 행동에 강하게 반발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무슬림 상원의원 메흐린 파루키는 "이것은 상원의원의 신분으로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하는 것"이라며 "호주에 복장의 자유는 있지만, 인종차별의 자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폴린 의원은 파루키 의원에게 "짐 싸서 네 나라로 꺼져라"라고 막말을 해 호주 법원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파티마 페이먼 상원의원은 폴린 의원의 행위가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페니 웡 외무장관 겸 상원의원도 이를 "무례하다"며 "우리는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 모든 배경을 가진 모든 신앙을 대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웡 장관은 핸슨이 "호주 상원의원 자격이 없다"고 덧붙이며 옷을 벗지 않은 핸슨을 정직시키자는 동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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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백인우월주의 및 반(反) 무슬림주의자로 유명한 핸슨 의원은 이미 지난 2017년 비슷한 법안을 발의하고 실패하자 부르카를 입고 나타났다. 당시 그는 정부 건물이나 신분 확인이 필요한 장소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못 입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회에서 20분가량 부르카를 써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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