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소득공백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전공노

10월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소득공백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전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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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상사의 위법한 직무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정부가 입법 예고하자 공무원 노조들이 25일 일제히 환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이날 성명에서 "1949년 국가공무원법 제정 이래 76년간 공무원 노동자들을 옭아매 왔던 '복종의 의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면서 "전공노는 공무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규정했던 낡은 질서를 타파하고, 위법한 지시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한 이번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전공노는 "지난 76년의 세월, '복종'이라는 단어는 공직사회를 지배하는 절대적 규율이었다"면서 "이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공무원을 국민이 아닌 권력에 봉사하게 만드는 도구로 악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자의 지시가 법령에 위배됨을 알고도 '복종의 의무'라는 족쇄 때문에 침묵해야 했고, 그 결과 발생한 모든 책임은 힘없는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전가되곤 했다"면서 "소신 있게 일하는 공무원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오명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공노는 지난 12·3 계엄을 언급하며 "내란 사태를 통해 맹목적인 복종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뼈저리게 목격했다"면서 "이번 법 개정은 공직사회가 다시는 헌법 유린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게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평가했다. 또한 "위법한 지시에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거부권 행사가 아니다"면서 "그것은 헌법을 파괴하는 부당한 명령에 맞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공무원의 가장 숭고한 의무이자, 다시는 권력의 사병이 되지 않겠다는 결연한 선언"이라고 했다.

전공노는 그러나 "법 문구의 변화만으로 권위주의적 공직 관행이 즉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도록, 위법 지시를 내린 상관에 대한 제재 방안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야 한다. 법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위계에 의한 압력이 작동한다면, 이는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권이 아닌 국민의 명령에 따를 것"이라며 "이번 '복종의 의무' 폐지를 계기로 우리 공무원 노동자들은 오직 국민의 편에서 소신 있게 일하는 참된 봉사자로 거듭날 것이다. 나아가 공무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쟁취해 공직사회의 완전한 민주화를 이뤄내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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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도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상명하복'이 고착된 공직문화에 중대한 균열을 낸 조치"라며 "공무원을 수동적 집행자가 아닌 적극적·책임 있는 행정 주체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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