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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환율 안정의 근원적 해결책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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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환율 안정의 근원적 해결책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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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00원 목전까지 도달했다.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이처럼 환율이 고공행진을 한 경우는 없었다. 국제 산업·금융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화의 약세는 다른 국가의 통화에 비해 두드러진다. 한국이 올해 들어 9월까지 827억7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주식시장도 최근 활황을 보였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이상 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전문가들이 꼽는 이유를 보면, 우선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통화량을 늘려왔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이 2022년께부터 통화 긴축에 들어간 것과는 대조적인 정책을 펼쳤다. 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화폐 가치는 떨어지는 경향을 고려하면 최근 달러 약세에도 불구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국내 기준금리가 여전히 미국보다 1.5%포인트 낮아 글로벌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유인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을 해야 할 시기에 금리를 올리지 못한 책임을 묻는 전문가들도 많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금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대거 유출되고 있다.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와 함께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다. 올해 1~9월 직접투자는 206억달러, 증권투자는 603억9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올해만 810억달러 가까운 돈이 해외로 나간 것이다. 경상 흑자를 대부분 까먹은 셈이다.


외환당국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이 1477원을 넘어서자 기획재정부는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 등과 함께 환율 안정 대책을 논의하는 4자 협의체 회의를 소집했다. 외환당국은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시점과 물량을 조정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단기적인 대응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이 12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환율 상승과 부동산시장 과열에 따라 금리를 내리기도,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미국 투자에 나서야 하는 만큼 내년부터 달러 유출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당장 미국 증시를 버리고 한국 증시로 복귀할 가능성도 작다.

해외의 달러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환율 안정의 근본적 해결책이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한국을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공장을 가동하도록 각종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금융·자본시장은 하루빨리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말로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기업을 몰아내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 기업 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몰두해야 한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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