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국내 첫 외국인 '한류 단과대' 생긴다
"K팝 배우고, 한류 학위도 받을 수 있게…"
숙명여대, 외국인 전용 '한류국제대학' 선봬
K팝·K뷰티 등 학위과정 도입
국내 종합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만 입학할 수 있는 '한류 단과대학'이 생긴다. 한국의 K-팝·K-푸드·K-뷰티 등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학위 수요가 늘면서, 대학이 한류 기반의 학부 체계를 공식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숙명여대는 내년 3월 기존 글로벌융합대학을 '한류국제대학'으로 전환하고, 한류 특화 학부인 '한류국제학부'를 신설한다.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만 운영되는 전형이다. 학교 측은 해외에서 한류 전공 학위가 필요한 학생들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2021년에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외국인 단과대학인 글로벌융합대학을 만든 바 있다. 이후 다른 대학에서도 유사한 외국인 단과대학이 생겼지만, 한류를 단과대학 중심에 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부에서는 "한류는 일시적 흐름이지 학문이 아니다"라는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학장은 "내부 이견이 많았지만, 총장이 직접 설득에 나설 정도로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문시연 총장은 취임 이후 외국인 유학생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임기 내 유학생을 2800명(전체 학생의 약 2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취임 당시 300명 수준이던 유학생은 현재 약 1000명이다.
한류국제대학은 K-팝·K-뷰티·K-푸드 등 문화산업 트랙을 중심으로 한 'K-컬처 기반 융합대학'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 자회사인 SM유니버스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외국인 연습생 상당수가 10대이다보니 부모들의 '학업 병행' 요구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숙명여대가 SM유니버스와 동일한 영문 표기(SMU)를 사용하는 점이 협력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대학가에서 한류를 학문으로 인정하고, 단과대학까지 선보이는 일련의 변화는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에도 주목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은 2007년 4만9000명에서 2024년 20만8000명으로 4.2배 늘었다. 특히 학위과정 유학생이 같은 기간 3만2056명에서 14만5778명으로 4.5배 증가해, 단순 어학연수에서 정식 학위 취득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는 모습이다.
전공 분포도 달라졌다. 예체능 계열 유학생 비중은 자연과학·공학을 제치고 인문사회 다음으로 많다. 예체능 계열 유학생은 2014년 8.5%에서 올해 11.6%로 늘었고, 박사과정은 같은 기간 5.7%에서 12.8%로 증가했다. 최정윤 KEDI 선임연구위원은 "K팝·드라마·영화 등 한국 문화예술산업 성장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숙명여대는 대학원 체제도 개편해 내년부터 K-팝학과, K-푸드학과, K-뷰티코스메틱학과, K-콘텐츠학과 등 한류 분야 중심의 'K-컬처 특수대학원'을 운영한다. 대학원은 내·외국인 모두 지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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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숙명여대 대외협력처장은 "단과대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한류 관련 학과를 갖추게 되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이들의 지속가능한 역량을 개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교육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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