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WTO 중심 다자체제 훼손…그래도 자유무역이 살 길"
李대통령, 공군 1호기 기내간담회
"G20 공동선언 어렵게 도출…다자 시스템 훼손 최소화에 모두 동의"
역내·소다자 협정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소개
"지속해서 자유무역·다자주의 언급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무역기구(WTO)를 축으로 한 다자주의 자유무역체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보호무역·블록화 흐름과 WTO 기능 약화를 인정하면서도, 결국 각국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기본 질서'는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남아공 일정을 마치고 튀르키예로 이동하는 공군 1호기 기내 간담회에서 "WTO 중심의 다자주의 체제, 회복이라고 말하면 좀 심하고 완전히 깨진 건 아니지만 다자주의가 상당 정도 훼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다자주의를 더 이상 무너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선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특정 국가를 빼면 거의 대부분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G20 공동선언 어렵게 도출…그래도 메시지는 자유무역"
이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 결과 성명이 '모든 회원국 일괄 명의'가 아니라 '참여국 명의'로 발표된 점을 언급하며 다자협의의 난점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G20 논의 결과 성명을 전체 국가 이름으로 못 하고 참여국 명의로 발표했는데, 그만큼 내용 조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의 발언 흐름을 놓고 보면 자유무역과 다자체제에 대한 공감대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오늘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발표하는 것을 보면 자유무역 체계, 다자 시스템을 튼튼하게 강화하고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가 간 관계를 누군가가 규율해 줄 특별한 권력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조약이나 규범이 있어도 안 지키면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지금은 서로 떼어 놓고 따로 살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모두가 존중받는 다자주의 질서를 최대한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소다자 늘지만, 지속해서 자유무역·다자주의 언급해야"
이 대통령은 WTO 체제 흔들림 속에서 각국이 역내·소다자 협정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EU)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결합하자는 얘기도 있고, 이해관계가 비슷한 나라끼리 묶어 보자는 제안도 많이 나온다"며 "WTO 체제가 위협을 받다 보니 또 다른 형태·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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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블록화·소다자 움직임까지 포함해도 '큰 방향'은 자유무역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그런 노력들을 다 합쳐 보면, 결국 자유무역 질서가 모든 국가가 함께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며 "결국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말이라도 계속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국이 공식 문서와 발언을 통해 자유무역 원칙을 반복해서 상기시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국이 미·중 전략 경쟁, 핵심 광물·첨단기술 통제, 공급망 재편 등으로 다자체제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어디에 서 있을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특정 진영의 블록화에 일방적으로 쏠리기보다 WTO를 축으로 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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