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동맹 근간, 중국은 안정 관리…'올 오어 낫싱'으로는 남는 것 없어"
李대통령, 공군 1호기서 기자간담회
"한미동맹 기반, 경제·첨단기술 동맹으로…자율성 키우겠다"
"중국 견제·협력 병행…국익 중심으로 외교 지평 넓힐 기회"
"중국·일본과의 관계도 '좋은 부분은 키우고, 갈등은 관리'"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중국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군사동맹을 경제·첨단기술 동맹으로 확장하되, 중국과의 경제·인적 교류를 병행하고 중·일 갈등 국면에서는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적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 근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라면서 "군사·안보 각 영역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동맹 기반, 경제·첨단기술 동맹으로…자율성 키운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의 축을 군사동맹에서 경제·기술동맹으로 넓히겠다는 의제를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동맹에 기초해 기존 군사동맹에서 앞으로는 경제동맹, 첨단기술 동맹으로까지 복합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 둘(한미동맹 강화와 대중 관계 관리)은 결코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문제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도 결국 자율성 확대의 일환"이라고 짚으며, 한미동맹을 '의존'이 아니라 '자율성을 키우는 기반'으로 삼겠다고 했다. 미국과의 동맹을 전제로 하되, 한국 안보·방위 역량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중국 견제·협력 병행…'all or nothing'으론 남는 것 없어"
대중 외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민간 교류 확대도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서방의 대중 견제 구도 속에서도 중국과의 교역·투자·인적 교류를 '국익 차원의 필수 영역'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적절하게 견제하고 싶어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를 찾아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국가와 국가 간 관계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 관계를 일도양단,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식으로 전부 아니면 전무로 접근하면 결국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외교 역량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대륙과 해양의 중간쯤에 위치해 자칫 잘못하면 양쪽에 팔을 잡아당기는 새우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양쪽 입장을 적절히 조정·중재하면서 활동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 국가의 운명에 대해 "크게 융성하거나 갈가리 찢기거나, 2가지 길을 간다"고 한 뒤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힘을 축적하고 자율성을 극대화해 국익 중심으로 버티고 활용하면 외교 지평을 오히려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중·일 갈등, 냉정하게 본다…균형 맞춰 중국·일본 연쇄 회담"
중·일 갈등과 관련해선 일본 총리 발언을 놓고 중국과 일본 사이 갈등이 크게 이어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냉철하게 지켜보면서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비유하면서 "국가 간 관계나 사람 사이 관계나 다를 바 없다"며 "좋은 측면을 보려고 노력하고, 껄끄러운 부분은 잘 관리해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일본과의 관계도 '좋은 부분은 키우고, 갈등은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계기 중국 총리와의 면담에 이어 일본 총리와의 단독 회담을 연달아 진행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약간 무리해서 중국 총리와 면담도 하고, 거기에 맞춰 일본 측에도 특별히 요청해 균형을 맞춰 정상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회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기본 입장을 충실히 설명했고, 곡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협의했다"고 밝혔다.
UAE "가장 큰 구체적 성과"…이집트 "공항·방산·협력 제안 쏟아져"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 틀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중동 핵심국과의 협력 기반도 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를 "가장 큰 구체적 성과가 있는 나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가장 큰, 구체적 성과가 있는 것 같다"며 "그쪽은 사전에 비서실장이 특사로 가서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정리했고, 구체적 사업도 발굴해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큰 성과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방산·에너지·투자 등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패키지형 경제·안보 협력 모델'을 비로소 구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집트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처음에는 우리 실무진도, 이집트 쪽도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도 "이집트 대통령과 예정 시간의 두 배 가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카이로 공항 확장, 방위산업 협력 등 아주 구체적인 제안이 많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 공항을 확장할 계획인데 3조~4조원 정도 들 것 같다고 했다. 이를 한국 기업들이 맡아 확장하고 운영까지 해주면 좋겠다는 말도 있었다"며 "미리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노력하고, 오랫동안 교류·협력을 축적해왔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큰 협력이 가능했겠다는 아쉬움과 함께, 지금이라도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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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관계 관리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외관계 관리가 매우 분절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육부·기재부·농식품부·코트라 등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외교 분야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정비하고,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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