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음료·컵라면…고열량·저영양 식품 4600개 넘었다
피자·음료·수입 컵라면, 어린이 '3대 고위험군'
아이 스스로 걸러내기 어려워, 정부, 규제 강화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에서 판매가 금지된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46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 어린이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간식 상당수가 영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사실상 '비만 유발 위험 간식'으로 분류된 셈이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금지 목록은 4642개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매달 집계하는 자료로, 학교 주변 편의점·분식점·문구점 등 우수판매업소에서는 이들 제품을 취급할 수 없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어린이 기호식품 가운데 열량·당류·포화지방·나트륨 등 4대 영양 기준을 초과하거나 단백질이 부족한 제품을 의미한다.
대상 품목은 과자류, 빵류, 아이스크림류, 음료류, 초콜릿류, 즉석섭취식품류 등이다. 이 가운데 열량 상위 10개 제품은 모두 피자였다. 최고 열량 제품은 피자탑의 '고르곤졸라 피자'로, 1회 제공량 기준 754㎉였다. 초등학생 하루 권장량(1400~2600㎉)의 절반을 한 번에 섭취하는 수준이다. 이어 비스트로피자의 '아메리칸 미트볼피자'(729㎉), 파파존스의 '리치앤랜치크랩(L)'(699㎉) 등이 뒤를 이었다. 치즈·버터·크림 등 고지방 토핑과 밀가루 반죽이 결합하면서 지방과 탄수화물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결과다.
당류 상위권은 대부분 음료가 차지했다. 과채 음료 '마스터 오브 믹스 피나콜라다'는 당류 82g으로 콜라(250㎖ 기준 27g)의 3배 수준이다. 겉 포장은 '과일 맛'을 강조하지만 실제 성분은 대부분 설탕과 액상과당이다. '말차머랭쿠키'(79g)도 디저트형 과자로 당 함량이 높았다. 미국·태국 등에서 들여온 혼합음료 역시 50~60g대 당류를 기록해 상위권에 올랐다.
포화지방 부문에서는 '크리스피롤' '롱바이트' 등 과자류가 다수 포함됐다. 이 제품들은 포화지방이 4~6g대로, 어린이 1일 권장량(15~20g)의 30~40%를 한 번 섭취로 채우게 된다. 버터·유지방·크림이 반죽과 코팅 과정에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구조다. 단백질 함량은 대부분 1g 안팎에 그쳐 사실상 열량 대비 영양 효율이 낮은 제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트륨은 수입 컵라면이 상위 10개를 모두 차지했다. 가장 높은 제품은 중국산 '라황샹 중경식 마라탕면'으로 나트륨 2157㎎이 포함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량(2000㎎)을 넘는 수치다. 초등학생 권장량(1500㎎)과 비교하면 143%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일본 '삿뽀로 돈코츠라멘', 태국 '닛신 컵누들 칠리토마토', 베트남 '하우하우 인스턴트 누들 김치' 등이 나트륨 상위권에 올랐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은 2009년 시행 이후 확대·강화돼 왔다. 성장기 어린이가 스스로 영양 정보를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가 환경을 먼저 정비하는 방식이다. 맛·비주얼·캐릭터에 민감한 어린이 특성을 고려하면 '판매 환경 차단'이 직접적인 효과를 낸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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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 변화에 맞춰 관리 범위도 넓어졌다. 학교 주변뿐 아니라 방과 후 활동이 많은 학원가까지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을 확대했다. 초등학생이 자주 이용하는 무인판매점, 최근 소비가 늘어난 마라탕 등 조리·판매업소도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등 광고에 고열량·저영양 제품임을 표시하는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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