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세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170명
A형 이어 B형독감 본격 유행 시 장기화 우려

# 지난 19일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진료 시작이 20분가량 남았지만 외래진료 대기실은 이미 십수명의 아이들 기침 소리로 가득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콜록거리는 아이들과 함께 온 보호자들이 계속 밀려 들어왔다. 9시가 되자 병원 대기실엔 어린이 약 30명이, 접수를 위한 원무과 앞에도 10여명이 순서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살 아들을 데리고 온 보호자 김모(32) 씨는 "동네 또래 아이들만 너댓명이 동시에 감기에 걸렸다"며 "독감이 유행하면서 인근 초등학교에선 한 반에 3명만 등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전 8시40분,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외래 진료 대기실에서 십수명의 어린이 감기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최태원 기자

지난 19일 오전 8시40분,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외래 진료 대기실에서 십수명의 어린이 감기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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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11월9~15일)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직전 주(50.7명)보다 30.8% 증가했다. 특히 7~12세(독감 의사환자분율 170.4명)와 13~18세(112.6명) 등 소아청소년 연령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 환자는 42주차 7.9명에서 43주차 13.6명, 44주차 22.8명 등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46주차의 의심 환자는 1년 전 같은 기간(4.6명)의 14.4배에 달했다.

본격적인 독감 유행 시기가 도래하기 전인 11월부터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올겨울 독감 유행이 더 악화하고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독감은 춥고 건조한 날씨에 활동성이 증가한다. 또 현재 유행 중인 독감은 A형(H3N2) 독감으로, 전문가들은 내년 1월께부턴 B형(빅토리아·야마가타)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단위: %, 자료: 질병관리청)

(단위: %, 자료: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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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독감 환자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적극적인 예방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동절기 유행에 앞서 신속한 예방 접종을 권고하고,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학령기 어린이(7~13세)들의 접종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백신 접종은 독감으로 인한 입원을 예방하는 데 50~60%, 사망을 예방하는 데는 80%가량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독감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 접종"이라며 "가족들과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서둘러 예방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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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걸렸을 경우 발열 증상을 보이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홍준 김포아이제일병원 대표원장(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부회장)은 "열이 처음 나기 시작하는 시기가 전염성이 가장 높다"며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학교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을 하는 장소는 피하고 곧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막는 것이지 이미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죽이진 못한다"면서 "조기에 진단이 될수록 아이가 면역력으로 이겨내야 할 바이러스가 적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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