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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對중동 구상'으로 'SHINE 이니셔티브' 제시…중동 협력 새 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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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대학서 연설…청중 3050석 꽉 들어차
안정(S)·조화(H)·혁신(I)·네트워크(N)·교육(E) 첫 글자
안정·조화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 제시
혁신 통한 공동 번영' 경제 협력 청사진
네트워크·교육 통한 인적·문화 교류 확대
"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 끝내겠다"…'단계적·실용적' 한반도 비핵화도 추진

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대학교에서 가진 연설에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번영·문화 협력을 아우르는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SHINE'은 안정(Stability)·조화(Harmony)·혁신(Innovation)·네트워크(Network)·교육(Educa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조어로 이 대통령은 "평화·번영·문화 세 가지 영역에 걸친 '샤인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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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수천 년에 이르는 한국과 이집트의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양국 수교 30년은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취를 이뤄냈다"며 "양국은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교역·투자와 인적·문화 교류를 늘려가며 토대를 견고히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이집트는 1995년 처음으로 수교를 맺었다.

그러면서 대(對)중동 구상인 'SHINE 이니셔티브'의 첫 번째 비전으로 안정·조화(stability and harmony)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2007년부터 레바논에 동명부대를 파병해 중동 평화에 기여해 왔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두 국가 해법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고 소개했다.


또 "분쟁 지역의 식량난을 줄이기 위한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며 이번 카이로 방문을 계기로 "가자 사태 극복을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집트 적신월사'에 1000만 달러를 새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적신월사는 이집트 내 인도적 구호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정부기구(NGO)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한국의 분단·이산가족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에는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한다"며 "전쟁의 포화를 겪은 대한민국 국민은 분쟁으로 위협받는 이들의 눈물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글로벌 책임 강국 대한민국은 중동에서도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혁신(I)' 통한 공동번영…'네트워크(N)+교육(E)' 인적·문화 교류 확대 비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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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비전으로 '혁신(innovation)을 통한 공동 번영'이라는 경제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 경제 발전을 위한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이 이집트 국민을 세계와 연결하고, 현대로템 전동차가 카이로 시민들의 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 공동생산을 통해 중동 각국의 수출과 고용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등 자유무역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며 "중동의 원유·가스와 건설 수주 등 협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이 나일강의 기적에 기여할 차례"라며 "에너지·건설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고, 인공지능(AI)·수소 등 미래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비전으로 '네트워크(Network)와 교육(Education)을 통한 인적·문화 교류 확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이 자주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배우며 성장하는 일만큼 양국 우호를 단단하게 만드는 동력은 없다"고 말한 뒤, 이집트 청년들이 베니수에프 기술대학에서 기계·전기·자동차 등 기술을 배우고 있는 사례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를 포함한 양국 대학 간 교류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ICT 석사 장학생 사업과 연수 프로그램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K-컬처를 매개로 한 교류 확대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푸드·패션·뷰티 등 K-컬처에는 한국과 중동의 교류를 확장할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담겨 있다"며 "중동에서 기원한 훔무스(병아리콩으로 만든 중동의 음식)를 많은 한국인이 사랑하듯, 이집트에서 K-할랄푸드의 인기가 확산하고 서로의 음식을 자국 음식처럼 즐길수록 양국 국민은 더 가까운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간 협력도 제안하며 "함께 나누는 역사 경험이 문화 교류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한국 국민의 중동 이해를 넓히는 환경을 하나하나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1919년 한국 '3·1운동'·'이집트 '독립운동' 언급하며 평화의 길 강조…"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 끝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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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919년에 있었던 한국의 '3·1운동'과 이집트의 '독립운동'을 언급하며 유사한 역사적·지정학적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집트와 한국이 모두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짚으며 "한국도 열강의 각축 속에서 20세기 초 국권 침탈의 수난을 겪었고, 지금도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수천 킬로미터(km) 떨어져 있었지만, 자주독립과 자유·평등의 정신 앞에서 한국과 이집트 시민들은 연결돼 있었다"면서 "1943년 카이로에서 대한민국은 빼앗긴 빛을 되찾았다"며 카이로 선언의 역사적 의미를 상기했다. 카이로 선언은 1943년 11월 말 미국·영국·중국 정상이 카이로에 모여 논의한 결과를 담아 12월 1일 발표한 공동선언으로, 선언에는 일본의 침략을 제지하고 전후 영토 처리와 한국의 독립을 천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도자들의 결단을 통한 평화의 길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전쟁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한 대목을 인용하며 "사다트 대통령의 용기 있는 선택이 중동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알시시 대통령은 가자지구 사태 2년 동안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중재의 끈을 놓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주재한 샤름엘셰이크 평화회담은 가자 휴전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다트 대통령은 아랍 국가 최초로 1978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구상을 연결했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들이 금단의 선을 넘으며 평화의 길을 개척했다"며 "이재명 정부도 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를 지원하며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방식(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이 이 같은 구상에 "확고한 지지를 보였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SHINE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단순하다.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여러분의 꿈이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라며 "한강의 기적과 나일강의 기적, 두 가지 기적을 하나로 잇고 세계를 향해 함께 도약할 미래의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이라고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3050석 규모 강당에 가득 들어찬 청중들을 향해 "오늘의 만남이 한국과 이집트, 한국과 중동 앞에 펼쳐질 더 빛나고 찬란한 여정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아랍어로 "슈크란 가질란(대단히 감사합니다)"이라는 인사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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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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