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만장일치 동의 통과
트럼프, 반대서 찬성 선회
모호한 태도…지지율도 하락

지난 7월 미국 백악관 앞에서 한 시위자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모든 문건의 공개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 백악관 앞에서 한 시위자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모든 문건의 공개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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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상원이 18일(현지시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의 전면 공개를 의무화하는 초당적 법안을 '만장일치 동의(unanimous consent)' 방식으로 통과시켰다. 공을 넘겨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법무부는 해당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이번 절차는 상원 전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만 표결을 생략할 수 있어 신속 처리가 가능하다. 앞서 하원은 본회의에서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사실상 양당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였으며, 반대표는 클레이 히긴스 공화당 의원(루이지애나주)이 유일했다.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공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반대 입장을 유지했으나, 지난 16일 뒤늦게 태도를 바꿔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17일에는 법안 서명 의사까지 밝혔다.


문건 공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는 여론을 악화시켰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엡스타인 사건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미국인은 20%에 불과했다.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역시 38%로 재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월21일 지지율(47%)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수준이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억만장자 금융인으로,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의 방대한 인맥과 사생활이 담긴 문건에는 여러 유명 인사의 이름이 등장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교류가 있던 인물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7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된 전광판이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된 전광판이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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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미 상원에서 법안 의결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상원이 오늘 하원 법안을 통과시키든, 가까운 미래에 처리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며 본인의 재임 중 업적을 열거하는 데 집중했다.


NYT는 이날 하원 표결 결과가 나온 후 "엡스타인 사건과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공화당 내 정치적 연합이 어떻게 분열되는지 보여줬다"며 "당내에서 트럼프의 철권통치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법안이 발효돼도 문건이 즉시 공개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영국 가디언은 짚었다. 법안은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줄 경우 공개를 유예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문건 공개를 늦추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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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지지자단체들은 "정쟁을 떠나 인권 문제"라며 미 법무부와 백악관에 즉각 공개를 촉구했다. 전날 밤에는 법무부 청사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얼굴을 함께 투영하며 '공개하라'라는 내용의 문구를 담았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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