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슈퍼컴으로상위권 진입
AI 등장으로 슈퍼컴 문법 달라져
국가 중심에서 민간기업으로 급변 예상
26만장 GPU 확보로 삼성 현대 SK 네이버 등 순위 급등 기대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된 'SC25'에서 공개된 TOP500 리스트는 HPC(고성능 컴퓨팅) 분야가 AI·GPU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기존 중심축이 정부 연구소에서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민간 기업으로 변화할 조짐이 본격화하고 있음도 시사했다.
16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SC25 행사에서 올해 순위에 새로 등장한 슈퍼컴들의 순위표가 공개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슈퍼컴이 17위로 신규로 순위에 진입한 슈퍼컴 중에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이날 발표된 순위에서 상위권은 지난 5월 순위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들이 보유한 엘카피탄, 프론티어, 오로라에 이어 유럽의 주피터가 그대로 1~4위를 차지했다.
변화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Blackwell) 기반으로 구성한 'CHIE-4'다. CHIE-4는 단숨에 17위로 신규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SC25 주최 측도 소프트뱅크의 진입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지목했다.
TOP500 순위에 따르면 CHIE-4는 엔비디아 DGX B200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4PF (페타플롭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조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뜻한다) 성능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6월 리스트에서 H100 기반 CHIE-3를 20위권에 올린 데 이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CHIE-4는 블랙웰 기반으로 슈퍼컴 순위에 처음 등장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더욱 화제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이 슈퍼컴을 기반으로 일본의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xAI 등 민간기업 슈퍼컴 성장 돋보여
미국에서도 AI 슈퍼컴은 민간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테네시주 멤피스에 구축 중인 AI 훈련용 슈퍼컴퓨터 콜로서스(Colossus)는 현재 약 20만장 수준의 GPU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향후 100만장의 GPU 구성이라는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콜로서스는 기존 과학 계산 중심의 HPC와 달리, 대규모 AI 모델 학습을 위한 전용 시스템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AI 슈퍼컴'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콜로서스는 단 122일 만에 설치를 마무리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놀랐다고 전해진다.
젠슨 황의 선물 26만장 GPU, 국내기업 슈퍼컴 순위 상승 이끈다
이런 상황은 국내의 변화와도 연계된다. 한국은 그동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국가슈퍼컴퓨터를 통해 이 분야에서 경쟁해왔다. 내년에 도입되는 국가슈퍼컴 6호기는 기존과 달리 CPU가 아닌 GPU가 중심이다. 이에 따라 AI 연구를 위한 지원이 가능하다. KISTI는 약 8400장의 H100 GPU로 구성하는 6호기가 세계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한국에 26만장의 GPU를 공급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네이버가 각 5만장 수준의 GPU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한국 슈퍼컴들의 세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 물량이 본격 도입되면 한국은 세계 3위권의 GPU 파워를 보유하게 된다. 수년 내에 한국 기업들의 슈퍼컴들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다면 한국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의 경쟁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도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슈퍼컴이 있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거론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번 TOP500 기준, 삼성전자의 SSC-24는 21위를 기록, 한국 기업 보유 슈퍼컴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있다. SSC-24는 반도체 설계, 시뮬레이션, AI 학습 등에 사용된다.
이외에도 네이버·카카오·SKT·KT·NHN 등의 슈퍼컴퓨터가 순위에 올라있지만, 판을 바꿀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엔비디아의 26만장 GPU가 공급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SC25 미디어 브리핑에서는 최근 슈퍼컴의 변화로 엔비디아 블랙웰 GPU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성능 경쟁의 중심이 GPU로 이동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슈퍼컴퓨터의 변화를 반영해 AI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슈퍼컴 실종 사건
한편 이번 TOP500에서 가장 이례적인 장면은 중국 슈퍼컴의 실종이다. 중국은 미·중 갈등이 확산하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CPU와 GPU 판매를 제한한 이후 슈퍼컴퓨터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SC25 측은 지난 10년간 세계 최대 슈퍼컴 보유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목록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국제 HPC·AI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화웨이, 캠브리온 등 자국 기업을 앞세워 독자적인 GPU·생태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딥시크로 AI 분야에서 미국의 허를 찌른 상황이 슈퍼컴퓨터 분야에서도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지울 수 없다는 예상인 셈이다.
세인트루이스(미국)=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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