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20억' 벤처 스톡옵션 한도 확대…인재 유인책 강화
고용시장 정체 속 인재난 해소 기대
회수시장 막혀 매력 반감됐다는 우려도
정부가 비상장 벤처기업이 직원에게 부여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한도를 대폭 확대한다. 벤처기업의 인재 확보 경쟁력이 대기업 대비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스톡옵션 제약을 풀어 '보상 수단'을 넓혀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스톡옵션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현 상황에서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전반의 보완이 함께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비상장 벤처기업이 임직원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 인정되는 차익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부여일 기준 시가-행사가격)×주식 수 총합'으로 계산되는 차익 인정 범위를 4배로 확대한다.
중기부는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도 주식연계 보상제도를 적극 활용해 우수한 기술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개정을 통해 우수 기술인재의 벤처·스타트업 유인을 촉진하고 인재 중심의 지속가능한 벤처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기업은 스톡옵션을 시가 이상으로 부여해야 하지만 비상장 벤처기업은 혁신 인재 확보를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시가보다 낮은 행사가격을 적용할 수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핵심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업계는 이번 스톡옵션 완화를 환영하고 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대기업에 갈 인재를 벤처기업으로 유인하려면 큰 보상이 필요하다"며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에 스톡옵션은 여전히 인재 유치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력 확보는 벤처·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난 4월 벤처기업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새 정부가 시급히 다뤄야 할 정책으로 '우수 인재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지원 강화'가 연구개발(R&D) 지원에 이어 두 번째로 꼽혔다. 스타트업 고용 시장도 얼어붙어 있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가 올 상반기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5800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총 고용인원은 전년 대비 0.1% 줄어든 19만명으로 집계됐다. 입사자 수에서 퇴사자 수를 뺀 값은 2021년 3만3489명, 2022년 3만1505명에서 지난해 1757명으로 급감했다.
일각에선 회수가 이뤄져야 보상이 발생하는 스톡옵션의 특성상 당장의 유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주요 회수시장 경색이 길어지면서 스톡옵션 자체를 채택하는 경우가 점점 줄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톡옵션을 받은 인원수는 2022년 1만5055명에서 2023년 1만2051명, 2024년 1만655명으로 감소세다. 스톡옵션 한도 확대가 인력 유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회수시장의 정상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가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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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초기 창업멤버에게는 의미 있는 보상이 될 수 있지만 전체 직원 관점에서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비상장 주식 거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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