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해 15% 조정
2000억달러 직접 투자, 시장 개방 등 합의
"트럼프 이익 우선" vs "건설적인 협력"

미국과 관세 협상에 타결한 스위스에 대해 "항복과 다름없는 결과"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온 가운데, 협상을 주도한 장관이 "악마에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게스안차이거'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합의에 만족한다"며 "우리는 악마와 거래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위스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미국에서 생산 확대를 모색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주도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 장관이 '항복'이라는 내부 비판에 대해 "악마에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AP연합뉴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주도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 장관이 '항복'이라는 내부 비판에 대해 "악마에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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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스위스 기업들이 미국에 2000억달러(약 291조원) 규모를 직접 투자하고, 미국은 스위스에 대한 상호관세를 현행 39%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직접 투자 금액을 보면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달러로 한국 GDP(약 1조 860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양국 합의에 따라 스위스 기업은 미국과 먼저 관세 협상을 타결지은 유럽연합(EU) 등 경쟁자와 동일한 관세 아래 미국 시장에서 수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반면 스위스는 모든 공산품과 수산·해산물, 민감하지 않은 품목의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해야 한다. 스위스 정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설적인 협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스위스 내에서는 미국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스위스 녹색당은 "이번 합의는 스위스 농민들과 소비자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익을 우선에 둔 항복 협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관세율 완화를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롤렉스, 리치몬트 등 명품 회사들의 경영진이 참여한 협상 과정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전경. 공식 홈페이지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전경.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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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위스의 장프레데렉 뒤푸르 롤렉스 최고경영자(CEO), 카르티에와 반클리프 아펠 등을 소유한 리치몬트의 요안 뤼페르트 회장, 금 정제업체 MKS팜프의 마르완 샤카르치 CEO 등은 지난 4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롤렉스와 금괴를 선물하며 고율 관세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며 양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에 가까워지면서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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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트럼프 정부가 스위스에 부과한 관세율은 31%였으나,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한 직후인 지난 7월 말 39%로 상향돼 논란이 됐다. 당시 켈러주터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흑자 원인을 가르치듯 해명한 것이 관세율을 높인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후 스위스 정부는 이후 기 파르믈랭 장관에게 관세 협상을 맡겼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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