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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DNA 분석한 英 다큐 "성호르몬 결핍 '칼만 증후군'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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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하는 유전자 결손
"히틀러와 유대인 혈통설은 완벽한 루머"

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사춘기 호르몬 분비 장애를 일으키는 희귀 유전 질환 칼만 증후군을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채널4 다큐멘터리 '히틀러의 DNA'를 인용해 히틀러의 혈액으로 추정되는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오는 15일 방영한다고 보도했다.

아돌프 히틀러. 아시아경제 DB

아돌프 히틀러.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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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의 한 군사박물관에서 미군 병사가 히틀러가 자살한 소파에서 잘라낸 '피 묻은 천 조각'을 찾아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 정보를 추출했다고 한다. 히틀러의 친척들이 새 DNA 샘플 제공을 거부하자 제작진은 10년 전 벨기에 언론인이 채취한 히틀러 남성 혈통 친척의 타액 샘플을 활용했다. 이 시료는 히틀러의 혈액 샘플과 완벽한 Y염색체 일치를 보이며 그의 혈통임이 확인됐다. 분석 결과 히틀러의 DNA에는 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PROK2'에서 결손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 유전자 이상은 칼만 증후군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특징으로 사춘기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생식 기능 발달이 지연되거나 멈추는 질환이다. 칼만 증후군 환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거나 불안정하며 경우에 따라 고환이 정상 위치로 내려오지 않는 잠복고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히틀러는 1923년 뮌헨 폭동 실패 후 수감 중이던 란츠베르크 감옥의 의료기록에서 실제로 '우측 잠복고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이번 유전자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

연구팀을 이끈 투리 킹 영국 배스대 밀너진화연구소장은 "이 유전자 결손이 히틀러의 생물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가 어떤 인물이 되었는지를 유전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히틀러의 정책은 우생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히틀러가 본인의 유전자 결과를 볼 수 있었다면 본인부터 가스실로 보냈을 게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경기를 관전하는 히틀러. 아시아경제DB

올림픽 경기를 관전하는 히틀러.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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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는 또 히틀러에게 유대인 혈통이 있었다는 오래된 루머를 부정하는 과학적 증거도 제시했다. 제작진은 히틀러의 친척 DNA와의 비교를 통해 유대인 혈통과 관련한 근거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학계 일각에선 이런 시도가 "과학의 이름으로 또 다른 생물학적 결정론을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나치 독일이 인종과 혈통을 '운명'으로 규정하며 수백만 명의 생명을 학살한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때 인간의 행동을 유전으로 설명하려는 접근 자체가 윤리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히틀러의 신체적 결함이나 호르몬 불균형이 그의 성격 형성이나 권력 집착, 심리적 불안정성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그의 폭력적 행동이나 정치적 결정으로 연결 짓는 것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역사학자인 알렉스 케이 박사는 "그의 신체적 결핍이나 불안이 과도한 통제욕과 결합했을 수는 있지만, 히틀러의 잔혹함을 단순히 유전이나 질병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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