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기후 변화로 인류 멸망할 정도 아냐"
'종말론적 전망'에서 물러서…트럼프 환영
앨 고어 "게이츠, 트럼프 두려워하는 듯"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의 기후변화 관련 의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어 전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게이츠가 화석연료 예찬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괴롭힘당할까 두려워 기후 위기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며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게이츠는 지난달 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의견을 내놓았다.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만 국한하기보다 경제 성장과 공중보건 등 삶의 질을 개선하고 고통을 줄이는 다른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에어컨 보급을 예로 들며 에어컨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폭염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니 실보다 득이 크다고 했다. 태풍·홍수·산불이 심해졌어도 사망자는 100년 전보다 90% 감소했다는 통계도 인용했다.
이는 기존의 '종말론적 전망'과 대조된다. 게이츠는 지난 2021년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수십 년 내 기후변화로 인한 사망률이 코로나19를 넘어설 것"이라며 "빠르게 대처하면 기후변화가 초래할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어 전 부통령은 "내가 알고 있는 존경하는 모든 기후과학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며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했을 때 기후 담당 직원들을 해고하고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기업가들을 괴롭힌 것처럼 자신도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한 것일 수 있다. (게이츠가) 트럼프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게이츠가 기후 대응 관련 입장을 내놓은 날 권위 있는 국제의학저널 랜싯이 '기후 행동을 가속하지 않으면 막대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안쓰러울 지경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게이츠가 내놓은 의견에 열광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이라며 "아마도 게이츠가 그런 반응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게이츠의 입장 변화에 대해 "기후변화 사기극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에서 손을 떼고 화석연료를 장려해 미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친환경 기술 수출액이 미국의 화석연료 수출액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들며 "이런 추세가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 2000년 대선 패배 이후 환경운동가로 변신했고, 지구 온난화 강의를 담은 작품 '불편한 진실'로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지난 2007년 지구온난화 해결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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