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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새 47배 폐업 껑충…"밀린 임대료 좀" 사정해도 카페에 자리 내주는 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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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온라인 서점에 밀리고,
책을 읽던 그 자리엔 카페만 남아

1999년 강원도 춘천에 문을 연 광장서적은 경영 악화로 24년 만인 2023년에 문을 닫았다. 지상 1·2층, 총 430㎡ 규모의 이 서점은 한때 춘천 지역 오프라인 도서 유통의 60%를 담당할 만큼 대표적인 지역 서점이었지만, 시대의 변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비슷한 시기 문을 닫은 교문서적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6년 수원 아주대학교 인근에서 문을 연 뒤 37년 동안 지역민과 함께했지만, 지난해 12월30일 문을 닫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서점에서 이용객들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점에서 이용객들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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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966년 대전 중구에서 시작한 향토 서점 계룡문고가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2022년부터 임대료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화됐는데, 서점이 위치한 건물은 대전시 산하 대전테크노파크 소유였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밀린 임대료 유예를 요청하기 위해 대전시장과의 면담을 신청했지만, "특정 업체만 지원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13일 독립서점 서비스 기업 동네서점의 보고서 '트렌드 2024'에 따르면 2016년 단 2곳이던 휴·폐업 누적 수는 2024년 281곳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만 30곳이 문을 닫았으며, 한때 연 100곳씩 새로 생기던 독립서점 수도 지난해 42곳으로 급감했다.

8년 새 47배 폐업 껑충…"밀린 임대료 좀" 사정해도 카페에 자리 내주는 동네서점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4 지역서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 매출 5000만원 미만인 지역서점이 31.6%로 가장 많았고, 5000만~1억원 미만은 17.9%였다. 1억원 미만 매출 서점의 비율은 2021년 42.9%, 2022년 47.2%에 이어 매년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애로사항 조사(5점 만점)에서는 홍보·마케팅(3.48점), 임차료 부담(3.46점), 재고·반품관리(3.20점), 인건비 부담(3.17점), 도서 공급처 거래관리(3.06점), 고객관리(3.02점), 직원관리(2.91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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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의 잇따른 폐업은 온라인 구매 확산과 대형서점의 가격 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등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 온라인 서점의 자본력은 중소서점이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무료배송 등 편리한 서비스는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였다.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만 10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지역서점 이용 실태조사에서도 종이책 구입 경로 1순위는 인터넷서점(41.2%)이었고, 체인형 대형서점(28.0%), 동네서점(11.7%)이 뒤를 이었다.

조민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팀장은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민과 유대하며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라며 "지난해 삭감된 문화 예산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고, 내년에도 지원 계획이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서점은 물량이 적어 총판이 아닌 택배로 도서를 받아 물류비와 시간이 많이 든다"며 "물류 지원과 함께 포스(POS) 시스템 보급 등 디지털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역서점 매출 하락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예산 증액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세액공제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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