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는 공공기관이 수상자에 금전 요구…"문학의 품격 짓밟은 행태" 비판

'문학상 팔아 후원금?' 서천문화원, 수상자에 돈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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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문화원이 신석초 문학상 수상자에게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지역 문화계가 들끓고 있다. 예술적 성취를 기리는 문학상이 금전 거래로 얼룩지며, 공공기관으로서의 윤리성과 문학상 제도의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천문화원은 서천 출신 시인 고(故) 신석초를 기리기 위해 매년 '신석초 문학상'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 9월 27일 문화원장 A씨가 문학상 공동대상 수상자 두 명에게 "후원금을 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일고 있다.


문학상은 예술적 성취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상징적 자리이지만, 이번 일로 공정성과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서천군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공공기관이 예산난을 이유로 수상자에게 재정 부담을 전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 수상자는 "문화원장이 후원금을 요청해 잠시 고민했지만, 지인들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 결국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계 관계자는 "예술 공동체의 신뢰를 쌓아야 할 문학상이 돈을 요구하는 자리로 변질된다면, 그 어떤 수상도 존중받기 어렵다"며 "이런 행태는 문학의 본질과 공공기관의 윤리를 모두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는 기관이 문학상 수상자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윤리적 문제"라며 "문학의 품격과 제도의 신뢰를 훼손한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나태주 시인이 문학제 위원장으로 후원했지만, 내년부터는 위원장을 할 수 없다고 해 재정이 어려워질 것 같아 후원금 이야기를 꺼냈다"며 "강제로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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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서천군에 예산을 건의했지만 어려울 것 같아 내년부터는 상금을 줄이거나 행사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청취재본부 이병렬 기자 lby44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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