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받은 재창업 中企, 3년 만에 다시 '고비'
재창업 후 2.9년 시점 ‘데스밸리’ 확인
현금성 자산이 성패 가르는 핵심 변수
"업력별 맞춤형 사후관리 체계 필요"
정부 재창업 자금을 받아 다시 문을 연 중소기업들의 생존율이 재창업 후 약 1000일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자금 투입으로 단기 생존율은 높아지지만 일정 시점 이후 현금흐름이 끊기면서 또 한 번의 위기에 직면하는 것이다. 재창업 기업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업력에 따라 세분화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신용보증기금이 발간한 '중소기업금융연구 2025년 가을호'에 따르면 유동희 경상국립대 교수 연구팀이 재창업 중소기업 6615개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존율이 재창업 후 약 2.9년이 지난 시점에서 급격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은 2010~2022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재창업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들이다.
연구팀은 휴폐업하지 않고 정상 영업 중인 경우를 '생존'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업력이 1년 늘어날 때마다 휴폐업 확률은 약 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력이 쌓일수록 경영 경험과 시장 대응력이 높아져 생존 가능성도 커진다는 의미다.
재창업 지원은 국내 창업기업의 낮은 생존율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국내 창업기업의 5년차 생존율은 29.2%에 그치지만 재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3.3%로 이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실패를 경험한 기업이 더 오래 버티지만 여전히 '3년 차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재창업 3년 차 전후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현금성 자산이 꼽혔다. 머신러닝 기반 예측모형을 적용한 결과, 재창업 성공 기업과 실패 기업 모두 현금성 자산 수준이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동성이 떨어질수록 위기 전환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재창업 초기 단계에는 대다수가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기 어렵기에 재창업 자금 지원 정책이 현실적으로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현재 정부의 주요 재창업 지원제도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이 중심이다. 성실경영 재창업자를 대상으로 신용회복과 재창업에 필요한 운전·시설자금을 융자 형태로 지원한다. 시설자금은 최대 60억원, 운전자금은 최대 5억원이다. 지난해에는 598개사에 총 1000억원 규모가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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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재창업 기업의 '3년 차 고비'를 넘기기 위해 자금지원 이후 사후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히 "업력을 고려하는 세분화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업력이 낮은 재창업 기업에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유사 성공 기업 사례를 제시하고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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