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심야교습 연장안' 반대 기자회견
서울시의회, 11일 토론회 개최

"지금도 숙제하고 잠자리 들면 자정이 넘어요. 자정까지 학원 수업이 가능하게 되면 더 늦게 자게 되겠죠. 그렇다고 우리 애만 안 시킬 수도 없고…"


지난 7일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심야 교습 시간이 연장되면 앞으로는 라이딩도 밤 12시에 해야 하는 거냐"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2학년 학부모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반 친구들 대부분 밤 11시~새벽 1시에 잔다고 하더라"면서 "가뜩이나 잠 못 자 키도 안 크는데 아이들이 가엾다"고 한숨을 쉬었다.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재수학원 외벽에 수강생 의대 합격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진형 기자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재수학원 외벽에 수강생 의대 합격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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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학원 등의 교습 시간을 현재 밤 10시에서 12시로 연장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고등학생 대상 학원의 교습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조례에는 초·중·고 교습학원, 교습소, 개인과외 교습자의 교습 시간을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한다. 개정안은 이 가운데 고등학생 학원의 교습 시간을 자정까지 늘리는 게 핵심이다. 학원 단체는 '타지역과의 형평성·학습권 보장' 등을 내세우며 찬성하는 입장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연합회)는 서울 외 다른 지역의 교습 시간은 밤 11시, 자정까지 허용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인천·전북·전남은 밤 11시까지, 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제주 등은 자정까지 학원 교습이 가능하다.


연합회는 "다른 지역은 초등·중등·고등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학원 교습 시간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며 "서울도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밤 10시로 교습 시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풍선 효과로 인해 불법 개인과외가 성행하고 교습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반면 교육 시민단체는 '입시 과열·사교육비 증가'를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118개 기관 및 단체로 구성된 '국민의힘의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은 10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조례안 폐기를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고민정·김문수·김준혁·박성준·백승아·정을호·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교육의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좋은교사운동 등도 해당 조례안을 통과시키려는 서울시의회와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들은 "과도한 경쟁교육 및 사교육 고통이 아동·청소년의 행복권과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례안이 발표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퇴행적 조례 개정"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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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높다. 해당 입법예고 창에 달린 373개 의견을 보면 "아이들 좀 살려달라" "수면 부족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금보다 더 청소년 우울증이 많아질 것" 등의 의견이 대부분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수행평가라도 있는 날이면 새벽 2~3시에 잔다"면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면역력이 더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시의회는 오는 11일 '학원 교습 시간 자정까지 연장 조례'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가뜩이나 잠 못자는데"…서울 학원 12시 연장 논란 원본보기 아이콘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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