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 후 10년간 꾸준히 늘다
부동산PF 2022년 말부터 증가세 꺾여
이직창구 전락…전문인력 사수에 사활
저축은행 업계의 인력난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여파로 장기화하고 있다. 2011~2012년 대규모 영업정지(저축은행 사태) 후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며 꾸준히 인력을 늘려왔지만 최근 부동산 PF 부실이 다시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업계는 올해 정부 정책 지원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 거래와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호재를 활용해 조속히 인력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DIVA(동적시각화분석시스템)로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2022년 말 1만31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5년 말 8451명에서 2020년 말 9639명, 2022년 말 1만311명으로 늘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9589명으로 줄었다. 가장 많았던 시점(2022년 말) 대비 약 7%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건전성 악화…임직원 수 7% 감소
인력 감소의 배경에는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수익성·건전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저축은행 수신(말잔) 잔액은 2015년 말 37조6467억원에서 2022년 말 120조2384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올해 8월 102조3866억원으로 줄었다. 여신 잔액(말잔) 역시 같은 기간 35조5838억원에서 115조283억원으로 증가했으나 94조2660억원으로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015년 말 10.24%에서 2022년 말 4.08%로 개선됐다가, 올 2분기에는 9.49%로 다시 악화했다. 결국 2011년 사태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회복세가 2022년 부동산 PF 부실을 기점으로 꺾이며 인력난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력난은 과거처럼 일시적인 금융사고가 아니라, 거시경제 불황과 업계 체력 저하(펀더멘털 약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1999년 이후 27년간 저축은행 임직원 수를 보면, 2003년·2011년·2022년 세 차례 급감했다.
2003년에는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7조원대)과 김천저축은행 파산 등으로 업계 신뢰가 무너졌다. 2011년에는 대주주 비리, VIP 고객의 선인출 등 도덕적 해이와 금융사고가 복합적으로 터지며 '저축은행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인력난은 도덕적 해이가 아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구조적 현상으로,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취업준비생이나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저축은행은 증권사로 이직하기 전 경력을 쌓는 디딤돌"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업계 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규제 완화·M&A '기회의 창'…"우수 인재 확보 사활 걸어야"
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대형사 중심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지금이 인력난 해소의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떠오른 M&A 소식은 교보생명과 SBI저축은행 딜(약 9000억원), KBI그룹의 라온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 인수합병(M&A) 추진(상상인 약 1100억원), EQT파트너스의 애큐온저축은행 매각 추진(애큐온캐피탈 포함 1조여원) 등이다.
정책 측면에서도 정부가 업계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여신비율 가중치를 100%에서 150%로 상향하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정책금융기관 지방금융 공급액을 25조원가량 확대(연 120조원)하는 정책에 저축은행 인센티브를 포함했다. 비수도권 대출한도 규제 완화, 개별차주 신용공여 한도 적용 시 비수도권 우대, 저축은행중앙회 부실채권(NPL) 전문 자회사 'SB NPL 대부' 자산관리회사 전환 정책 등도 추진 중이다. 대출 영업, 부동산 PF 부실채권 처리 관련해서는 업계 요구를 사실상 다 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가 M&A, 기업어음(CP) 등 투자금융, 대출영업, 신용대출 분야 전문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올해 집중된 만큼, 향후에는 상승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중소형사는 수도권 대형사나 증권사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파격적 인센티브 등 과감한 인사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이후 인력난은 인재가 들어오는 속도보다 나가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 특징"이라며 "기업금융, 대출영업 분야 우수 인재에 한해서는 다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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