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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딜가도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한목소리…2년 미룬 개항 목표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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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설명회장에 난입해 기습 시위
"1200m 활주로는 안전 장담 못해" 주장
국토부와 사업단 "안전성 문제 없다" 반박
연장할 경우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
2028년 개항 '빠듯…24시간 공사도 '불사'

지난 6일 경북 울릉군 사동리 울릉공항 인근의 현장 사무실. 조용히 진행되던 국토교통부 기자단 대상 울릉공항 설명회가 한순간 소란으로 변했다. 일부 주민들이 질문 시간을 요구하며 자리로 들어섰고, "활주로 300m 연장(1200m→1500m)을 지금이라도 추진해야 한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현장 관계자들이 만류했지만,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무실 바깥에는 수십여명이 피켓을 들고 활주로 연장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주민 "1200m 활주로는 불안"…민·관 '한목소리'
울릉공항 건설사업 현장. 오유교 기자.

울릉공항 건설사업 현장. 오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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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습 시위'는 최근의 울릉도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섬 곳곳에 "활주로 연장하라", "생명권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린 상태다. 공항 주변 현장은 물론 관광코스인 나리분지 등 주요 길목마다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버스나 식당 등 울릉도 어디를 가도 "활주로 연장이 꼭 필요하다"며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경우도 많았다. 강경파를 중심으로 활주로 연장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며, 최근엔 군수와 군의회가 참여하는 '안전한 울릉공항 건설 민관 협의회'도 출범했다.


설명회에 난입한 한 주민은 "울릉공항에 취항 예정인 ATR72-600은 1315m가 최적 이착륙 거리인 항공기이며, 감사원도 활주로를 늘려야 된다고 지적했다"며 "지금이라도 300m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장소에 있었던 남한권 울릉군수도 "우리 군민에게 울릉공항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생명줄과 같다"며 "현재 설계상 1200m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바다 쪽으로라도 300m 연장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지난해 무안공항 참사를 계기로 공항에 대한 불안감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난 9월 감사원 지적 이후 주민들의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감사원의 울릉공항 보고서는 "활주로가 젖었을 경우 제동거리가 늘어나 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며 "조종사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9명(95%)가 안전운항을 위해 활주로 연장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1200m로도 충분…운항 문제없다"
울릉도 어딜가도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한목소리…2년 미룬 개항 목표도 '불안'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국토교통부와 울릉공항 건설사업단은 주민들의 주장과 감사원의 지적이 사실과 다르다며 활주로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사실상 못을 박았다. 국토부는 "ATR72-600의 적정 활주로 길이 1315m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최대 중량 상태일 때의 수치"라며 "항공사는 통상 적정 연료만을 탑재하고 좌석도 68석(섬에어 기준)으로 맞추는 등 운영 여건에 맞게 조정해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용역과 운항사 확인 결과, 1200m 활주로에서도 중량 제한 없이 운항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공항을 완공하고, 향후 수요·기상조건 등을 종합 검토해 필요 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활주로를 300m 연장할 경우 공기는 3년, 사업비는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활주로만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공항 설치규정상 활주로 양옆의 안전구역인 '착륙대' 폭이 현재 150m에서 280m로 대폭 확장돼야 한다. 또한 이미 설치된 1만6000t급의 케이슨 30개를 전면 철거 후 재배치하고, 수심이 최대 60m에 달하는 외해로 더 밀고 나가야 한다. 사업단 관계자는 "수심 60m에서 공항 기초를 시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환경영향평가, 타당성 조사, 전면 재설계를 거쳐야 해서 2030년 이후 완공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갈등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활주로 연장을 원하는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활주로 연장을 주장하는 강경파인 정석두 푸른울릉독도가꾸기 회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토부와 사업단은 사업에 대한 정보 알리기에 힘쓴다면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과의 소통이 부족해 불안감이 커진 부분도 있다"며 "지난 7월부터 경북도·울릉군과 정기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주민 대상 설명회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했다.

2028년 개항 위해 "24시간 공사도 불사"
현장 설명회장 바깥에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관련 시위 중인 주민들. 오유교 기자.

현장 설명회장 바깥에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관련 시위 중인 주민들. 오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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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릉공항은 7시간 뱃길을 '1시간 하늘길'로 단축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 소형공항 건설 프로젝트다. 공사 기간은 2020년부터 2027년 12월까지 총 89개월이며, 총사업비 8792억원이 투입된다. 2028년 상반기 개항이 목표다. 평지가 거의 없는 섬 특성상 '12층 아파트' 높이(28m)의 거대 콘크리트 구조물 '케이슨' 30개로 바다를 막아 활주로를 짓는 공법이 적용됐다. DL이앤씨 등 8개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했다.

울릉공항은 2020년 착공 당시 2025년 준공 예정이었다. 50인승 공항이 80인승 공항으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준공과 개항이 2년 연기됐다. 공정률은 10월 말 기준 68.7%다. 사업단은 "기상은 장담할 수 없기에 공기가 빠듯한 것도 사실"이라며 "내년부터는 일부 공정에 대해 24시간 공사를 해서라도 2028년 개항 목표를 꼭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릉군=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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