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세계 1위 올라선 中 로봇…대만 상륙 훈련에도 등장[시사쇼]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中, 전세계 로봇시장 40% 잠식
대만 상륙훈련에도 전투로봇 투입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중국이 로봇시장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섰다. '로봇굴기'라 불리는 중국의 로봇산업 육성이 상당한 결실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로봇시장 잠식 뿐만 아니라 군용 로봇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면서 향후 미국의 강력한 견제가 예상되고 있다. 미중간 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로봇시장 잠식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미중간 로봇공급망 경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해야하는 어려운 과제와 마주하게 됐다.

中 전세계 로봇시장 40% 이상 장악…클러스터 육성 결실
중국 상하이의 한 로봇 제조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한 로봇 제조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해 기준 중국 로봇 시장 규모는 470억달러(약 68조5000억원) 규모로, 이는 전 세계 로봇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이 주도하던 로봇 산업에서 중국이 1위로 올라선 것은 국가 차원의 집중 육성과 막대한 투자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특히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생산과 소비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청소나 서빙을 하는 가정용 로봇 역시 절반 이상이 중국산 제품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첨단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 분야에서도 중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전년대비 55% 이상 급증한 59만 5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전체 생산량을 올해 3분기에 이미 초과 달성한 수치로, 중국 로봇 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준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수 시장만으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중국 로봇 산업의 급성장 뒤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업 2025'라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 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편성한 로봇 발전기금만 100억위안(약 2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투자는 지역 클러스터 형성으로 이어졌다. 장쑤성, 저장성, 상하이, 선전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로봇 공장들이 밀집하면서 완전한 생태계가 구축되었다. 현재 중국은 로봇 관련 공급망과 부품을 거의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아직 자급이 안 되는 부분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정도인데, 이마저도 완성되면 로봇 생산을 위한 공급망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거대 클러스터의 형성은 생산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인간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200만원대 제품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저가 공세는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잠식했던 것처럼 로봇 시장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로봇을 활용하면서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는 기술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다.

로봇산업 육성의 역설…늘어난 일자리
중국 베이징의 한 작은 잡화점에서 일하는 로봇의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작은 잡화점에서 일하는 로봇의 모습. 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로봇 산업 육성이 대량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중국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정부도 초기에는 이를 크게 우려했다. 매년 1,20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지고 청년 실업률이 4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로봇이 일자리를 더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의류나 자동차 같은 전통 제조업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이미 상당 부분 인력을 대체했다. 이러한 분야는 생산 매뉴얼이 잘 갖춰져 있고 분업화가 진행되어 로봇 도입이 용이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일자리가 늘어날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로봇 산업 자체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다. 역설적이게도 로봇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당장 로봇으로 모든 공정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첨단 제조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집중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급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제조업 일자리 감소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로봇 공장마저 완전 자동화되는 시점이 오면 전체적인 고용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단계에서는 로봇 산업 육성이 청년 실업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만 상륙 훈련에 로봇 투입…대규모 자폭부대 육성
지난달 27일 중국 국영 CCTV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 사족로봇인 늑대 로봇이 등장했다. CCTV

지난달 27일 중국 국영 CCTV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 사족로봇인 늑대 로봇이 등장했다. CCTV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의 로봇 굴기는 경제적 영역을 넘어 군사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중국 육군이 공개한 대만 상륙전 훈련에서 사족 보행 로봇, 이른바 '늑대 로봇'이 대거 등장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상륙전 훈련에 직접 투입할 정도라면 이미 상당한 수량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병기장비그룹이 개발한 이 로봇은 무게가 약 70킬로그램(㎏)으로, 최대 20㎏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주요 임무는 적진으로 돌진해 자폭하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초기에 이 로봇의 위협성을 크게 평가하지 않았다. 개별 성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량 공세가 더해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중국이 수만 대, 수십만 대의 자폭형 로봇을 한꺼번에 투입한다면 어떤 방어선도 뚫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은 한국 면적의 3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지역에 17만명의 병력이 정밀하게 배치되어 있다. 상륙전 시뮬레이션에서 공격 측의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로봇 물량 공세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투 차량의 무인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나 티베트, 인도와의 접경지역에 무인 전투 차량을 지속적으로 배치하면서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투 로봇을 지속적으로 개량한다면, 향후 더욱 위협적인 무기 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중고 예상되는 한국…미중 로봇갈등에도 대비해야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스포츠 경기대회에서 높이뛰기를 하고 있는 로봇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스포츠 경기대회에서 높이뛰기를 하고 있는 로봇의 모습. 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 로봇 산업의 부상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카페 서빙용 로봇과 가정용 청소 로봇의 70% 이상이 중국산이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앞에서 다른 국가 제품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로봇의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제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업 노동력을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중국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로봇 시장을 잠식해 나간다면, 한국 제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 로봇 산업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막으려 하고 있다. 로봇에 활용될 수 있는 핵심 부품의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사이에 낀 한국은 또다시 어려운 외교적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으로서는 중국 로봇 공급망과의 분리, 독자적인 로봇 생태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히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는 차원을 넘어, 핵심 산업과 안보 영역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국가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적 기술 개발, 차별화된 전략, 국제 협력을 통해 중국 로봇 굴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 1위 올라선 中 로봇…대만 상륙 훈련에도 등장[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