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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뮤지컬 60주년③]IP산업으로 전환…창작진 육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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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0주년을 맞는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6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IP)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P 확보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좁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올해 5000억 원대 규모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올해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IP를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은 이러한 성장 둔화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로 기대된다.


IP를 통한 해외 진출은 문화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K콘텐츠 매출 300조원, 수출 5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뮤지컬의 해외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문화강국 실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잠재력을 지닌 분야다. 정부가 올해 뮤지컬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한 것도 뮤지컬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韓 뮤지컬 40~50편 수출…아시아권에 집중

한국 뮤지컬이 60년의 역사를 이어왔지만, 해외 진출의 역사는 길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뮤지컬 IP의 해외 수출은 2012년 무렵 시작돼 지금까지 약 40~50편이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도 최근에야 본격화됐다.


오는 12월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여는 '팬레터'는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 문인 모임 '구인회'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2016년 국내 초연 이후 2022년 중국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다. 이후 3년간 중국 28개 도시에서 120회 이상 공연되며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2018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K뮤지컬 로드쇼가 팬레터의 중국 진출에 도움을 줬다. 당시 쇼케이스에서 현지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본격적인 라이선스 공연으로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일본에서도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현재까지 한국 뮤지컬의 해외 수출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 집중돼 있다. 더 큰 시장인 영미권 진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영국 런던 채링크로스 시어터에서 공연된 '마리 퀴리'가 사실상 유일한 사례다.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 중인 어쩌면 해피엔딩과 '위대한 개츠비'는 현지 제작진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IP 수출 사례로 보긴 어렵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자 박천휴(왼쪽)와 윌 애런슨이 지난 6월8일(현지시간)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자 박천휴(왼쪽)와 윌 애런슨이 지난 6월8일(현지시간)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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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정서 이해하는 창작진 육성 관건

장기적으로 한국 뮤지컬이 더 큰 시장인 영미권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정서를 이해하는 창작진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인혜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장은 "아시아권은 문화와 관객 성향이 비슷해 한국에서 성공한 작품이 통하기 쉽지만, 영미권은 특성이 많이 다르다"며 "작가, 작곡가, 프로듀서들이 영미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도 현지 정서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고,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는 미국에서 활동하며 미국 작곡가 윌 애런슨과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부 교수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설립이 영화산업 발전의 발판이 됐듯, 뮤지컬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창작진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공연 생태계를 활성화해 서울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뮤지컬 공연은 서울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뮤지컬 공연 4만872회 중 67.7%가 서울에서, 수도권 전체 비중은 79.4%에 달했다. 지방 공연은 대부분 서울에서 흥행한 작품의 추가 수익을 위한 순회 공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원 교수는 "이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지역에서 먼저 공연을 만들고, 서울에서 제작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는 지방에서 먼저 공연을 선보인 후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위키드'는 2003년 샌프란시스코 초연을 거쳐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으며, '킹키부츠' 역시 2012년 시카고 초연 후 이듬해 브로드웨이로 진출했다. 원 교수는 "지역에서 공연을 만들면 제작비 부담이 적어 실험이 가능하다"며 "지역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 보다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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