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길어지자 건자재·가구 줄줄이 부진
10·15 대책 이후 분양시장 더 얼어붙어
“내년 하반기까지 회복 쉽지 않다” 한숨

건설 후방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주택 공급이 지연되고 분양시장마저 위축되면서 건자재·가구업계의 실적에 줄줄이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선 공급 확대 등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부 기대가 있었지만 강력한 수요 규제 정책만 이어지면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자재부터 가구까지 줄줄이 악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건자재 대표 기업인 KCC와 LX하우시스 모두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위축됐다. KCC는 3분기 매출 1조6228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으로 각각 0.7%, 6.4% 줄었고, LX하우시스도 매출 8127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으로 각각 8.7%, 1.1% 감소했다.


KCC는 실리콘·도료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건설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왔지만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실리콘 부문이 3분기 위축되며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 KCC의 건자재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7.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시장 얼어붙자 후방산업 '도미노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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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 비중이 높은 LX하우시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 매출이 늘었지만, 건자재 매출이 전년 대비 15.2% 감소한 5408억원에 그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LX하우시스는 "국내 주택 분양물량이 줄면서 주요 건자재 매출이 하락했다"며 "비용 효율화 노력 및 원료가 하락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건자재 '빅2' 외에도 건설 생태계 전반에서 적자 기업이 속출했다. KCC글라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4812억원, 영업손실은 14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건축용 유리 가격 하락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빌트인 가구를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 거래 비중이 높은 현대리바트 역시 실적이 악화됐다. 3분기 매출은 34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7억원으로 61.7% 줄었다. 아파트 입주·분양 일정이 미뤄지면서 대형 빌트인 수주가 줄었고, 가정용 가구 부문도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정부 건설 정책 기대했지만…시장만 위축

건설 후방산업의 부진은 건설 프로젝트 지연과 수주 축소, 자재·가구 수요 감소 등 영향이다. 건자재와 인테리어 산업은 대부분 내수 중심이라 수출로 돌릴 여력도 제한적이다. 통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전 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등 침체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 공급 확대 등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분양시장마저 더 위축되며 프로젝트 재개 기대감이 사라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11월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9.7포인트 하락한 79.7로 집계됐다. 주산연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사업자들이 신규 공급 계획을 보수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당장 나아지진 않더라도 하반기엔 체감경기가 조금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침체한 시장에 건설 현장 안전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업계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과징금 수위 확대 등 강도 높은 규제 법안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업계에선 전반적인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실 따르면 10대 주요 건설사 건설 현장 중 지난 6월 이후 중대재해 사고로 공사가 중단된 곳은 289곳이다.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5221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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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급히 추가 공급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에 당장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이 확대되더라도 인허가·분양 등 여러 절차를 고려하면 후방산업의 매출 회복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확대가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 침체기를 버티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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