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한강벨트 공시가격 상승
현실화율 동결해도 세 부담 증가
서울 강남과 마포, 성동 등 한강벨트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의 내년 보유세가 30~4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집값 급등분이 공시가격에 반영되면서 정부가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지 않아도 세 부담이 크게 뛰는 것이다.
4일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소속 우병탁 전문위원의 모의 계산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의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올해 299만6000원에서 416만원으로 39% 늘어난다.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은 325만원에서 453만원으로 39% 증가하고,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704만원에서 1005만원으로 뛴다. 서초구 반포자이는 1275만원에서 1790만원으로 500만원(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한강벨트 라인의 준고가 아파트들은 시세 상승만으로 세 부담 상한(전년 대비 최대 50%)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을수록 종부세 세율이 올라가는 구조여서 공시가격이 올해 13억6000만원 수준이던 아파트가 내년 16억원대에 이를 경우, 종부세만 100만~200만원 늘어난다. 반면 영등포구 e편한세상1차처럼 가격 상승이 적은 단지는 세금 인상폭이 10만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3일 공청회를 열고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세금 계산 시 공시가격 반영 비율)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현실화율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현재 공동주택 현실화율(69%)을 4년 연속 유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동결을 택한 배경에는 강남권은 물론 한강벨트 아파트의 세금 폭등에 대한 여론 악화가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보유세 급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수급 자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현실화율은 묶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손보면 고가주택 세부담은 다시 뛰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95%까지 높아졌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낮췄지만, 만약 이를 80%로만 올려도 강남 주요 단지 보유세는 세 부담 상한까지 치솟게 된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84㎡)는 현실화율을 동결하더라도 시세 상승분만 반영하면 보유세가 1300만원대에서 1700만원대로 32%가량 늘어나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조정되면 1900만원까지 오른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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