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개 중 5000개만 7년간 자금 조달"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EQT의 페르 프란젠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10년 내 전 세계 사모펀드 운용사의 80%가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란젠 CEO는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존재하는 1만5000개 이상의 사모펀드 중 5000개 정도만 지난 7년간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회사 중 향후 5~10년 내에도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완료할 회사는 몇 개나 되겠는가. 절반도 안 될 것"이라며 "좀비기업 수는 2000개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중심이 돼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2660억 유로(약 438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한다. 프란젠 CEO는 약 20년간 EQT에서 근무해왔으며 지난 5월 CEO에 취임했다.
최근 사모펀드 업계는 거래 절벽으로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들은 기존 펀드에서 창출할 수 있는 수수료 금액을 늘리고, 기존 보유 자산을 외부 매각 대신 자신에게 되파는 '컨티뉴에이션 펀드' 방식에 점점 더 의존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새로운 운용 수수료가 발생하도록 해 신규 수수료 부족을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나 프란젠 CEO는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펀드에서 수수료를 짜내고 기회주의적으로 연장 수단을 마련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아니다"라며 "그런 식으로는 업계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회사들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FT와 블룸버그 통신 등도 사모펀드 업계의 이러한 거래 관행이 효율적일 수도 있으나 실상은 돌려막기식 거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프란젠 CEO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50~100개 사모펀드 운용사만이 전체 유입 자금의 90%를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프리퀸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으로 최종 마감에 도달한 사모펀드 수는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자본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CVC의 롭 루커스 CEO는 "향후 10~20년간 사모 펀드에 대한 핵심 흐름을 보면 그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퇴직연금인 401k를 다양한 대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미국 퇴직연금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또 공개 시장에 상장된 반유동성 구조의 상품을 통해 새로운 자금원으로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루커스 CEO는 "재도약하는 회사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시장에는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나고, 소규모 운용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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