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분기 과테말라 수직계열화 생산기지 열어
베트남 생산단지로 미리 본 한세式 수직계열화
과테말라는 美 베트남은 유럽·일본 바이어 중심
2027년 매출 3450억 기대, 그룹 매출 5조 '견인'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에서 차량으로 세 시간 달려 도착한 동나이성에 위치한 한세실업 C&T VINA는 로비부터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형형색색 염료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알록달록 '그러데이션'을 표현한 병들은 염색공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C&T VINA는32만5000㎡(9만8300평) 규모로 총 3개의 염색 공장을 보유한 한세실업의 베트남 법인이다. 차로 오 분 거리에 위치한 부지에는1만3000㎡(4000평) 규모의 편직단지가 있고, 한 시간 떨어진 베트남 티엔장성 부근에는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한세TG' 법인이 있다.
한세그룹 수직 계열화 축약판 '베트남'
세대 최대 패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수직계열화'를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수직계열화는 의류 생산 과정에서 모든 공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방식이다. 의류 생산은 섬유에서 실을 뽑는 '원사'부터 실로 천을 짜는 '원단(편직/직조)' 작업을 거친 뒤 원단에 색을 입히는 '염색' 후 옷을 만드는 '봉제' 단계로 나뉜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편직단지에서 원단을 만들어 C&T VINA 1, 2, 3공장에서 염색을 진행하고, 주변 봉제공장으로 원단을 옮겨 바이어들이 주문한 옷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편직단지 공장은 170여개의 편직기가 각각 반투명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쉴 새 없이 하얀색 천을 뽑아냈다. 편직기를 모두 가동할 경우 하루 기준 생산량은 300㎏이다. 티셔츠 900장(1㎏당 3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공장은 부광섬유가 2015년부터 10년째 운영 중이다.
한세실업은 C&T VINA를 인수한 뒤, 이듬해 인근에 편직단지를 조성해 3개의 협력업체를 입점시켰는데 그중 한 곳이 부광섬유다. 김민욱 부광섬유 대표는 "(천연섬유로 만든) 면 사와 폴리에스터·나일론 등 화학섬유(화섬)사를 사용해 각각의 원단(생지)을 만들고 있다"며 "대부분 미주 바이어들에게 향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편직기는 면티에 사용되는 '싱글' 머신과 카라라 시보리 등 두툼한 면을 만드는 '더블'머신, 후드와 맨투맨에 사용되는 '플리스' 머신으로 구성된다. 위 기기는 싱글 편직기. 생산동 안에는 하루 기준 5만1000㎏의 원단을 생산할 수 있는 170대의 편직기와 검단기(검사기)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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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VINA 2공장 노습. 직원들이 염색 기기 안에서 천을 빼내고 있다. 염색기에는 1000kg 단위로 원단을 넣을 수 있다.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섬유는상대적으로 130도의 고온 고압에서 빠르게 염색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본보기 아이콘만들어진 원단을 따라 C&T VINA 염색 공장으로 향했다. 염색 공장 내부는 숨통을 조이듯 뜨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108대의 염색 기기들이 내뿜는 연기는 불가마를 연상케했다. 이른 시간 안에 균일하게 색을 입히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염색 작업에서 고온, 고압의 환경은 피할 수 없다.
이 염색 공장은 자동화 설비가 장착됐다. 지난해 문을 연 3공장은 34대의 염색 기계가 설치됐는데, 물 탁도를 실시간을 체크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했다.오차율은 기존 대비 50%나 감소했다. 불필요한 수세 과정을 줄여내 친환경 요소도 강화했다. 옷을 만드는데 필요한 용수의 80%가량은 염색공정에서 쓰인다. 자동화 설비로 용수 사용량은 기존 대비 20%, 화학약품 사용도 기존 대비 10%나 감소했다.
3공장에 놓인 34대의 자동화 염색기기, 면원단, 화학섬유 원단 모두 염색 가능한 기기다. 온도 상승 속도도 기존 염색기 대비 개선되어 염색 시간도 크게 줄여냈다.기존 염색기 대비 1.8배가량 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보기 아이콘베트남 성공 토대… '과테말라 수직계열화' 생산기지
한세실업은 내년 3분기 과테말라에서 수직계열화 역량을 쏟아부은 생산기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과테말라 수직계열화 프로젝트는 피눌라(Pinula)지역에 설립한 봉제 공장 인근인 미차토야 지역에서 16만㎡(4만8000평) 규모 부지에 원사를 생산하는 '에코스핀 '공장과 원단 제조와 염색이 이뤄지는 'C&T과테말라'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과테말라에서는 원사 단계를 추가해 총 4단계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예정이다. 원사, 편직, 염색 공장이 한 단지에 모였고, 자동화·친환경 시스템도 동일하게 이식될 예정이다. 중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조 C&T 이사는 "과테말라는 미주와 애슬레저 사업자의 전용 생산 허브로, 베트남은 유럽과 일본 대응 거점으로 이원화할 것"이라며 "(바이어들이 주목하는) 자동화 설비와 AI 시스템을 접목해 친환경 요소들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C&T 과테말라 주문부터 납기까지 2개월 단축…2027년 매출 약 700억 전망
과테말라 생산기지가 가동되면 한세실업은 미국 바이어들 사이에서 생산, 품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리드타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리드타임이 짧을수록 바이어들은 판매 데이터를 빠르게 반영해 재주문에 나설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6개월이 걸리지만, 과테말라는 4개월로 2개월이나 단축된다. 한세실업의 고객사(갭, 칼하트, 올드네이비, 월마트, 타겟 등)를 보면 90%가 미주지역에 몰려있다. 김 이사는 "중남미 인건비가 아시아 지역보다 높음에도 바이어들은 짧은 리드타임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과테말라 법인 영업조직을 두고 주요 미주 바이어들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이슈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베트남은 20%대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지만, 과테말라는 중미 지역에서도 10%대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고단가 제품인 애슬레저 제품의 주요 생산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미국 섬유 제조업체 텍솔리니를 인수해 애슬레저 제품으로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한세실업은 과테말라 지역에서 화학섬유 원단을 70%, 천연 섬유를 활용한 면 원단을 30% 비중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과테말라 신규 생산기지는 내년 345억원, 2027년에는 690억원의 신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생산기지 매출과 합산한 내년 기대 매출액은 2760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인 2139억원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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