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수요, 내년까지 정체
전력망 확대로ESS 수요 급성장
K배터리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으로 전기차 수요 정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배터리 3사의 실적을 가른 것도 ESS로 분석된다. 내년까지 북미 전기차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ESS가 K배터리 기업의 먹거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31일 SK온을 마지막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6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삼성SDI는 5913억원, SK온 1248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 "ESS와 소형 사업 출하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 등이 반영돼 북미 생산 보조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깜짝 실적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ESS를 꼽았다.
북미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인프라가 크게 확대되면서 ESS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ESS 설치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북미 ESS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장악했으나 대중국 관세 인상, 탈중국 움직임 등으로 K배터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내년 ESS 시장 40~50% 확대…수주 더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수주 잔고는 지난 2분기 50기가와트시(GWh)에서 3분기 120GWh로 불과 3개월 만에 140%가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연평균 전 세계 ESS 수요는 19%, 북미 ESS 수요는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수 ESS 기획관리 담당은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전력망 ESS 시장은 내년에도 40~50%가량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유의미한 수주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북미 ESS 시장이 2025년 약 80GWh에서 2030년 130GW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관세 강화와 금지외국기관(PFE) 제한 기준 충족을 위해서 중국산 배터리의 사용이 감소할 것"이라며 "현지 수요 대비 캐파(CAPA·생산 능력) 부족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공격적으로 ESS 캐파를 늘리더라도 수요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2030년에야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온은 지난 9월 미국의 재생에너지 기업인 플랫아이언에너지와 1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2030년까지 최대 6.2GWh의 배터리 공급에 대한 우선 협상권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최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대 17.2GWh 규모의 ESS를 수주할 수 있는 셈이다.
잇달아 EV→ESS 라인 전환
ESS 수요 팽창에 따라 K배터리 기업들은 기존 전기차 생산 라인을 빠르게 ESS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의 캐파는 현재 16GWh에서 내년 말 30GWh까지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외에도 가동 예정인 북미 합작 공장의 라인 전환을 통해 ESS 생산능력을 더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북미 ESS 생산 체계를 늦게 갖춘 삼성SDI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삼성SDI는 스텔란테스와의 북미 합작 공장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전기차 생산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해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북미 ESS 생산 능력을 30GWh, 전세계적으로는 42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북미에서 비중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각형 ESS를 생산한다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플랫아이언으로부터 수주한 ESS는 미국 내 기존 생산 시설을 활용해 2026년 하반기까지 납품을 완료할 계획이다. SK온은 "순차적으로 기존 라인을 전환할 계획"이라며 "합작 공장 활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EV 시장, 내년까지 정체…유럽은 회복세
배터리 기업들은 내년까지는 전기차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민규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기획관리담당은 "최근 북미 주요 고객사들이 실적발표에서 배터리 탑재량이 적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에 집중한다는 언급이 있었다"며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전년 대비 역성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수요 회복은 상품성이 확보된 경쟁력이 있는 가격대의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이 예정돼 있는 2027년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 전기차 시장은 회복세가 기대된다. 삼성SDI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과 연비 규제 폐지에 따라 수요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은 주요국들이 보조금을 재도입하고 탄소 배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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