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피자 맛집 찾아줘" 한마디로 허공에 펼쳐지는 구글맵…AI 헤드셋 '갤럭시 XR'[써보니]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손짓·시선·음성, 세 가지 제어가 동시 작동하는 XR 헤드셋
화질은 탁월, 눈의 피로·무게·배터리는 한계

"제미나이야, 서울 피자 맛집 찾아줘."

"서울의 피자 맛집이 많이 검색되었는데요. 다이닝코드 기준으로는 'OO피자', '피제리아XX' 등이 상위에 있습니다."


갤럭시XR을 머리에 끼고, 서울 피자 맛집을 찾아달라 말하자 눈앞의 공간이 바뀌었다. 구글맵에서 서울 지도가 펼쳐지며 피자 맛집 리스트가 나열됐다. 손끝을 집게모양으로 만드니 궁금한 가게에 대한 정보를 바로 클릭해서 볼 수 있었고, 시선을 옮기자 화면 속 커서가 따라왔다.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합작해 내놓은 첫 XR(확장현실) 헤드셋 '갤럭시 XR'을 실제로 써본 순간, 'AI와 현실이 섞인 감각'이 시작됐다.

헤드셋형 XR 기기 '갤럭시 XR.' 사진=박유진 기자

헤드셋형 XR 기기 '갤럭시 XR.' 사진=박유진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손짓·시선·음성, 세 가지가 한 화면에서

갤럭시 XR은 구글과 퀄컴이 함께 만든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기반의 첫 디바이스다. 칩셋은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양안 해상도는 3552×3840 픽셀로 현재 상용 XR 기기 중 최고 수준이다. 착용하면 시야가 자연스럽게 현실과 겹친다. 헤드셋 앞의 패스스루(pass-through) 카메라를 통해 주변이 그대로 비춰지고, 여기에 앱과 영상이 덧입혀진다.

눈동자와 손, 음성이 동시에 인식되는 멀티모달 입력이 핵심이다. 처음 설정할 때부터 기기가 시선을 인식해 눈동자만 움직여도 커서를 이동하는 효과가 있다. 시선으로 메뉴를 고르고, 손가락을 모아 클릭하면 된다.


실제 사용해보면 첫인상은 '화질이 놀랍다'는 것이다. OLED 디스플레이가 구현하는 깊은 블랙톤과 입체감 덕분에 영화관 안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이 생긴다. 화면을 밀어 올리거나 축소할 때는 양손으로 모서리를 집어 움직이는 제스처를 쓴다. 눈으로도 인식되고, 손으로 클릭만 하면 된다. 눈앞에 영상을 띄워도 화면이 튀지 않아 안정적이다.


하지만 장시간 착용 시 눈의 피로가 빨리 찾아왔다. 주변부 렌즈 왜곡과 초점 피로는 아직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 무게는 545g으로 비전 프로보다 가볍지만, 배터리팩을 따로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다. 배터리를 분리하면 즉시 꺼지는 구조여서 휴대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화면 조작은 기본적으로 자연스럽다. 양손 엄지와 검지를 오므려 이동하면 확대·축소 같은 직관 제스처가 가능하다. 다만 손끝을 오므리는 '핀치' 외에 자유로운 움직임을 지원하지 않아, 제어감이 한정적이다. 화면에 뜬 키보드를 사용할 때도 손가락을 핀치 모양으로 만들어 한 자 한 자 독수리 타자법으로 쳐야 해서 글 작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면 인식 보정 기능도 가끔 오작동했다. 음성 제어 역시 구글 제미나이 기반으로 구현돼 있지만, 한국어 인식 속도와 답변 정확도는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기자가 '갤럭시 XR'로 클릭 버튼을 실행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면 클릭 버튼을 누르는 효과가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기자가 '갤럭시 XR'로 클릭 버튼을 실행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면 클릭 버튼을 누르는 효과가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기술은 앞섰지만, 사용자 경험은 아직"

갤럭시 XR은 분명 '차세대 현실 인터페이스'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실험적인 단계다. 눈과 손이 자유롭게 반응하는 경험은 신선했지만, 장시간 착용과 세밀한 입력, 휴대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기술적 가능성은 훌륭하지만 사용자 경험은 덜 다듬어진 상태다. 비용 면에서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269만원이라는 가격은 '가정용 기기'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 XR'이라는 개방형 플랫폼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은 자사 생태계를 넘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쿠팡 플레이 스포츠패스 등 다양한 앱을 지원하며 'XR 콘텐츠 허브'를 구축 중이다.


갤럭시 XR은 '현실을 덧입히는 기기'다. 아직은 무겁고, 눈이 피로하며, 가격도 비싸다. 그러나 실제로 써보면 그 불편함 속에서도 "미래가 보인다"는 감각이 남는다.

갤럭시 XR 구성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본품, 보호 커버, 외부광 차단 패드(좌/우), 전원 케이블과 외장 배터리가 있다. 이외에도 이마 쿠션 간격 조절기(얇음/두꺼움), 이마 쿠션, USB 전원 어댑터, USB 케이블, 청소용 천, 빠른 시작 가이드와 같은 구성품이 추가로 제공된다. 사진=박유진 기자

갤럭시 XR 구성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본품, 보호 커버, 외부광 차단 패드(좌/우), 전원 케이블과 외장 배터리가 있다. 이외에도 이마 쿠션 간격 조절기(얇음/두꺼움), 이마 쿠션, USB 전원 어댑터, USB 케이블, 청소용 천, 빠른 시작 가이드와 같은 구성품이 추가로 제공된다. 사진=박유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