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4만명 일하던 美 군함 조선소
1.5일에 배 1척 찍던 생산 능력 주역
냉전 이후 급격히 축소…한화가 인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이 쏠린다.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의 민간 조선소로, 지난해 한화 그룹이 인수했다. 지금은 민간 선박을 주로 건조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1200대 넘는 미 해군 군함을 수리하고 건조한 초대형 조선소였다.
1.5일에 배 1척 만들던 미군 선박 생산능력의 주역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공식 명칭은 한화 필리 조선소다. 필라델피아와 뉴 저지 사이에 흐르는 델라웨어강 인근 '리그 섬'에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쇄빙선 등 다양한 상선을 건조해 왔으며, 선박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상선을 주로 건조하고 있지만, 사실 필리 조선소는 한때 미 해군의 심장으로 불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1200척 넘는 미 해군 소속 선박을 수리하고, 동시에 50척 넘는 군함을 건조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서밋 연설 도중 "미국은 과거 하루에 한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나라였다"고 언급했는데, 실제 2차 대전이 정점에 이르렀을 무렵 필리 조선소를 비롯한 미국 선박 건조 시설들은 만재배수량 1만4000톤(t)급 수송선인 '리버티선'을 평균 1.5일에 한 척씩 진수했다.
냉전 이후 영광 잃어…한화가 지난해 1억달러에 인수
1940년대 내내 4만명의 노동자가 일했던 필리 조선소는 전후 점차 축소돼, 고용 인력은 1만4000명 규모까지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냉전까지 종식되면서 필리 조선소의 일감은 더욱 줄었다. 미 연방 정부는 1991년 군기지 재편성 및 폐쇄(Base Realignment and Closure·BRAC) 위원회를 열어 필리 조선소 폐쇄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때 필리조선소가 위치했던 필라델피아시 정부, 펜실베이니아주 정부 등 지역 당국은 연방 정부의 폐쇄 결정에 반발, 소송까지 불사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필리 조선소의 군함 건조 시설은 1995년 문을 닫았으며, 7000명의 노동자가 감원됐다. 이후 필라델피아시는 마지막 남은 필리 조선 시설을 민간 기업과 협력해 운영했는데, 2005년부터는 노르웨이의 아케르 그룹(Aker Group)이 인수해 상선 건조에 힘썼다. 지난해 6월20일 한화 그룹은 아케르로부터 1억달러(약 1430억원)에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
韓 핵추진 잠수함 생산 시설로 재도약할까
한때 리그 섬 전체를 에워싸다시피 했던 필리 조선소는 이제 2개의 도크(Dock)와 660t급 화물 하역용 갠트리 크레인 등을 보유한 작은 시설로 축소됐다. 다만 한화 그룹이 본격적인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데다, 향후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가능성이 열리면서 재차 군함 건조 시설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APEC CEO서밋 기자회견에서 "한화그룹이 미국 필라델피아에 50억달러(약 7조15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한화그룹은 지난 8월 같은 금액의 투자 계획을 전하면서 "추가 도크 및 안벽 확보, 생산 기지 신설 등을 통해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생산능력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이번 투자는 한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원하고 있는 요구 사항과 맞아떨어지면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해, 미군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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