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밝은 얼굴로 나온 젠슨 황
오후 경주서 이재명 대통령 회동
韓 총수들 만나 대규모 협력 발표
AI 반도체 생산·개발 거점 도약 전망
31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로비. 하늘색 셔츠에 검정 슈트를 입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밝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가진 뒤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GeForce)' 행사까지 참석했지만 피로한 기색은 없었다.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하우아유(How are you)"라는 인사에 "파인(Fine)"이라고 답했으나, 취재진 질문에는 "노 퀘스천(No question)"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날 "프레지던트가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그는 그 메시지를 한국 정부, 특히 이재명 대통령에게 넘기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전날 취재진에 "한국 대통령님을 뵙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한국에서 여러 협력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한 결과를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님께 먼저 발표 기회를 드리기로 했다"며 "좋은 소식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25.10.30 조용준 기자
팬들로 붐비는 호텔 로비를 떠나 오전 9시40분, 황 CEO는 차량에 올라 경북 포항경주공항으로 향했다. 전날 빡빡한 일정 탓에 이날 오전에는 별도의 조찬이나 오찬 일정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년 만에 방한한 그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이동해 인공지능(AI) 분야의 대규모 협력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 단독의 행보라기보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AI 기술 주권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공동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AI 기술 공급망 속에서 한국이 단순한 수요국을 넘어 핵심 생산·개발 거점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연계,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로보틱스 개발, 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네이버의 생성형 AI 플랫폼 고도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국내 기업들과의 GPU 공급 협력이 강화되면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축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와 로봇에도 엔비디아의 AI 가속 기술이 적용되면서 차량이 '움직이는 AI 슈퍼컴퓨터'로 진화하는 그림도 구체화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산업 인프라 육성 정책과 맞물려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실질적 협력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이날 정오께 경북 포항경주공항에 도착해 오후 중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세계 정상과 글로벌 CEO들이 집결한 APEC의 핵심 일정으로, 황 CEO는 이 대통령, 이 회장, 정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과 잇달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4시에는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연설하며,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 단상에 올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외신과 산업계에 따르면 황 CEO가 발표할 '한국형 AI 협력안'에는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그룹, 네이버 등과의 AI 가속기 공급 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한국을 위한 놀라운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하며 반도체·AI·로봇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예고했다.
이번 협력안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의 제약을 넘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삼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로서도 AI 모델 학습과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수적인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며,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오픈AI와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엔비디아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및 로보틱스 협력 방안을 체결했다. AI 기반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공급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해진 의장이 지난 5월 대만에서 황 CEO를 만나 '소버린(주권) AI' 구축 및 데이터센터 확장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력 범위는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박준이 기자, 노경조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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