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0일 원민경 장관, 본격 성평등 행보
"청년 목소리 듣고 정책 반영하겠다"
성평등가족부가 '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성평등부는 기존 '여성가족부'에서 명칭을 바꿔 달고 성평등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남녀가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돕는 공론장을 열고 성 인식 격차 해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다. 첫 포문은 '성평등 토크콘서트'로 열었다. 이는 "정책을 내려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민경 장관의 지론에서 비롯됐다. 성평등부는 총 5회 현장 간담회를 열어 청년들의 성별 인식 격차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9일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하고 성별 인식격차 진단 및 해소 방안에 대해 청년 참가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男 동기 현장 갈 때, 여자란 이유로 전화 업무" vs "남자라는 이유로 궂은일 도맡아"
원 장관은 취임 50일을 맞은 지난 29일 저녁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사회복지·IT·금융·문화예술·항공·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20~30대 남녀 21명이 참여해 여성 가산점 제도, 직장 내 차별, 온라인 갈등, 안전 인식 등을 주제로 2시간가량 토론했다.
30대 여성 김모씨는 "IT 분야에 입사했지만 같은 시험을 통과한 남성 동료들이 현장에 나갈 때 저는 여자라는 이유로 전화·데스크 업무를 맡았다"며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는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했다. 직무가 아닌 성별이 역할을 결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20대 남성 임모씨는 "여성이 많은 직종에선 남자들이 장거리 출장 등의 궂은일을 도맡는 경우가 많다"며 "복지 혜택이나 배려 제도에서 남성이 배제되는 상황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성평등 정책이 보이지 않게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여성 가산점 제도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영화계에서는 작가나 감독이 여성이거나 작품의 주인공이 여성일 경우 유의미할 정도의 큰 가산점을 받는데 그런 제도가 진정한 성평등에 기여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대로 30대 여성 이모씨는 "(남성 감독 위주인)영화에서는 여성을 그리는 방식이 너무 폭력적"이라면서 "가산점을 줘서라도 여성을 주도적으로 그린 영화가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30대 남성 석모씨도 "가산점 제도 덕분에 여성 시각의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며 제도 유지에 손을 들었다.
온라인에서의 성별 갈등도 공통 문제로 지적됐다. 20대 남성 이모씨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게 된다"며 "인터넷을 더 많이 접한 아랫세대는 격차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학교 반장선거에서 '남자는 남자만, 여자는 여자만' 뽑는 분위기도 생겼다고 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9일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하고 성별 인식격차 진단 및 해소 방안에 대해 청년 참가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원본보기 아이콘성별 인식 격차, '저성장·소통 단절·현실 괴리'서 비롯…원민경 "서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성 인식 격차는 왜 이렇게 확대됐을까. 이날 간담회에선 성별 인식 격차 원인 진단도 제시됐다. 백원종 성형평성기획과 사무관은 '저성장·온라인에서의 비정상적인 소통 및 소통 단절·성평등에 대한 가치관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성 인식 격차가 확대됐다고 봤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자료를 보면, 2006년부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률은 1~5%대를 횡보하고 있다. 갓 대학에 입학한 1986년생부터 만성 저성장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경쟁압력은 높아지면서 '갈등'에 대한 불평등 인식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여성가족부와 한국은행이 실시한 '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 결과, 경쟁압력이 높은 집단에서 '본인 성별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답한 비율(3.61)이 높았다. 백 사무관은 "저성장 구조에서는 갈등과 불균형 문제에 더욱 민감하고, 성별 이슈도 같은 이유에서 더욱 부각된다"고 풀이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 문제도 성별 인식 격차를 낳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통합위원회 '청년층 젠더갈등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젠더갈등이 심화된 원인' 1위가 "여초·남초로 나눠진 커뮤니티 등 생산적 소통이 어려운 온라인 환경"이 꼽혔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 배운 성평등 가치관이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괴리감도 인식 격차를 키우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평등 교육은 축적됐지만, 채용·돌봄 등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고정된 성 역할이 있어 갈등을 낳는다는 해석이다. 백 사무관은 "남녀 모두 '내 집단이 더 차별받는다'고 느낀다"며 "그럼에도 남녀 모두 젠더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합의 가능한 의제부터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향후 정책을 펴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바람으로 이 자리를 기획했다"며 "오늘은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을 듣는 자리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남녀 인식격차 해소를 목표로 연말까지 간담회 자리를 4회 더 열 예정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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