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획사 무대는 줄고, 협업은 소수에게만
엠넷플러스·위버스가 노리는 '글로벌 슈퍼앱'
전문가들은 누가 음악을 만드느냐보다, 누가 플랫폼과 IP를 설계하느냐가 K팝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본다. 하이브,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이 미국에 서브 레이블을 설립하고, 로컬 아티스트와 합작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단순한 사업 다변화가 아닌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대형 기획사 관계자 A씨는 "'APT'의 성공은 K팝 아티스트가 피처링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크리에이터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양쪽 아티스트 팬덤을 동시에 끌어모으기 때문에 이후 사업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저작권·곡 주체는 복잡하게 얽힌다. 기회 또한 유명 아티스트에게만 주어진다. 지현승 한국콘텐츠진흥원 음악패션산업팀장은 "중소 기획사에선 시도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신곡을 선보일 무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플랫폼 육성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론칭 3년 만에 가입자 40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2000만명을 돌파한 엠넷플러스가 대표적이다. 내년부터 북미·오세아니아·유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네 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청사진대로라면 중소 기획사 아티스트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김지원 엠넷플러스 사업부장은 "엠넷플러스가 글로벌 K팝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 K팝 흥행의 수혜를 K플랫폼이 조금 더 누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K팝의 지속 가능성은 넓은 팬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라이트 팬덤까지 플랫폼에 유입시킬 팬터랙티브(팬+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 기획사 관계자 B씨는 "멜론 등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우려던 시도는 실패했지만, 팬덤 중심 플랫폼은 가능성이 있다"며 "엠넷플러스나 위버스처럼 스트리밍·굿즈·공연 예매를 통합하는 슈퍼앱이 글로벌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변화의 동력은 '탈(脫) 플랫폼'이 아니라 '플랫폼 다변화'다. B씨는 "유튜브 하나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틱톡·인스타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분산시키고 있다"며 "각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팬층 특성에 맞춰 콘텐츠를 최적화하면서, 동시에 어느 한 곳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 팀장은 "아티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대"라며 "내년에 중소 기획사 아티스트가 국내외에서 소개될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한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생태계. 그 세계를 소유하고 통제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산업화의 완성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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