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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수출 'K푸드 대표주자'…'검은 반도체' 매물 쏟아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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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산업, 올해 수출 사상 최대치 경신 전망
광천김·성경김 등 제조사 줄줄이 매물로
고정비 산업으로 마진 내기 어려워

세계인이 즐겨 찾는 K푸드 대표주자 김 산업이 역대급 호황 속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요 제조사들은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수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와 급증한 투자·인증 부담이 겹친 탓이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김 수출액은 8억8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한 8억5000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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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등으로 맛을 낸 한국 특유의 '조미김'은 미국에서 '술안주용 스낵'으로 인기를 끌며 현지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K푸드 열풍을 타고 아시아 각국에서도 한국산 김 수요가 확대 중이다. 이로써 2014년 3억달러 수준이던 김 수출액은 10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한국산 김은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김 제조사 매각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업계 1위 광천김은 지난 6월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외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광천김은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중견 브랜드 성경김도 최근 삼천리그룹과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했다. 성경김은 2017년 어펄마캐피털(당시 SC PE)에 15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한 차례 매각된 바 있다.


김 산업은 원재료, 설비, 물류, 환율이 복잡하게 얽힌 대표적인 고정비 산업이다. 수출이 늘어도 김 양식·채취 원가, 식용유·포장재·에너지 비용이 함께 상승해 마진 확보가 쉽지 않다. 여기에 어촌 고령화로 노동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점도 구조적 제약이다.

해외 유통망 확대도 생산 증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지 물류와 마케팅, 인증, 검역 등 대응체계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업체들은 자동화 설비 증설과 해외 창고 확보, 품질인증 갱신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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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는 자본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해외 소비자 대상 직판 구조를 빠르게 구축 중이지만, 중소 제조사는 여전히 OEM(주문자생산) 방식에 머물러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시장이 커질수록 검사비, 포장 개선비, 인증 갱신 비용이 늘어나는데 중소기업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결국 대기업 산하로 들어가거나 외부 자본을 끌어오는 게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규모가 급증하며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될 때 창업주나 투자자에게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기 전에 자본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이유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김은 성장성이 분명한 아이템이지만, 대부분 기업이 가족경영 구조라 자본 확충이 쉽지 않다"면서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외부 자본을 받아 성장하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산업도 라면처럼 글로벌 유통망 싸움이 됐다"며 "지금의 매각 움직임은 산업이 커졌다는 반증이자, 체질 전환의 신호인데 자본과 브랜드가 있는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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