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염전 문화유산 말소 신청…'염전노예' 전라도 비하 결과물?
태평염전·석조소금창고 2건 등록말소
과거 염전 노동자 강제노동 논란 맞물려
각종 커뮤니티·유튜브 속 '염전노예' 부각
정치적 해석 속 전라도 혐오 도구 재활용
가짜·허위 사실 상당수…대안은 없어
전남도 "부정정보 유통 자정 노력" 인식
'염전노예' 등 전남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가 도를 넘고 있다. 인터넷·유튜브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플랫폼에선 사실과 다르거나 진실을 빙자한 과장된 정보가 여과없이 유통되면서 적지않은 피해들이 곳곳에서 양산되는 상황이다.
28일 전남도·신안군 등에 따르면 신안 소재 태평염전이 최근 태평염전과 석조 소금 창고 2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대해 등록말소를 신청했다.
태평염전의 등록말소 신청 배경엔 신안지역 염전 노동자 불법 강제 노동에 행위에 따른 '염전노예 인식', 여기에 '미국관세국경보호청 천일염 수입금지' 조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지난 2014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신안 내 일부 염전들에서 불법 강제노동 행위가 드러나며 전국적 이슈가 됐다. 이는 '신안(태평염전)=염전 노예'란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자극적인 보도와 함께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널리 확장됐다.
당장 유튜브에 '염전 노예'란 키워드로 검색만 하더라도 수백 건 이상의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소위 대박이라 여겨지는 조회 수 100만건 이상 제작물도 곳곳에 눈에 띈다. 일부 영상에선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한통속이다.' 등 염전 내 불법 강제노동 행위를 조직적으로 진행한 것처럼 허위 과장하는 경우도 많았다.
급기야 지난 2023년 한 유명 유튜버는 신안 염전 노예 진실을 밝히겠다며 직접 신안을 방문, 각종 허위사실을 유포해 경찰에 입건되는 촌극이 빚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내용들은 현재까지도 보수성향의 커뮤니티와 유튜버들에 의해 재공론화가 이뤄지고,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란 식의 정치적 해석과 함께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일종에 전라도를 비하하는 땔감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지난 7월 한 여성 유튜버가 여수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려다 불친절한 대우를 받았다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 과정에서 염전 노예 사건과 묶여 마치 전라도 전체가 문제인 것처럼 매도하는 댓글과 영상들이 제작 유포됐다. 앞서 2월 나주 벽돌공장에서 발생한 외국인노동자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서도 여지없이 신안 염전 노예 사건으로 연결, 가십거리에 이용하는 글과 영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엔 캄보디아 납치사건까지도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을 비교한 뒤 유사성을 찾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인민재판'을 열고 이를 통해 '조회 수'와 '좋아요' 를 획득할 수 있는 자극적 소재란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태평염전 국가등록문화 유산 말소 신청은 이 상황들이 누적된 결과물이란 것이 지역 내 여론이다.
지역 한 주민은 "사실 태평염전은 지난 2014년 사건 이후론 불법적 강제노동 행위가 적발된 사실이 없는데도,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져 버렸다"며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과 글들이 도배되면서 진실을 모르는 분들은 정말로 전남과 신안에서 불법행위가 만연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당 문제들에 대해 최근 전남도, 영광·신안군 관련 부서를 비롯해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전남경찰청, 전남도 인권위원회, 전남연구원 등 기관들이 모여 도내 염전 근로자의 인권침해 행위 근절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사실 뚜렷한 해결책 마련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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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태평염전 국가문화유산 말소 신청 뒤엔 유산 유지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과 함께, 염전 산업의 후퇴 등 여러 이유가 작용했지만, 염전 노예란 논란에 대한 부담감도 큰 이유가 됐다"며 "국가 유산이지만 흥덕구 비하로 이어진 염전 노예란 이미지로 인해 명성이 금이 가면서 태평염전을 지켜야 하는 명분까지도 약해졌다. 불법 노동행위에 대해선 당연히 관리 감독해야 하지만, 전라도 비하만을 위한 허위 정보들의 유통에 대해선 자정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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