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단독입찰 예상 뒤집고 결국 불참
조합 "경쟁입찰 원칙, 수의계약 불가 방침"에 발 뺀듯
내부 혼란도 영향…조합장 사퇴까지 겹쳐 내년 재시동
성수전략정비구역, 1·2지구 모두 지연…대형 건설사 ‘신중 모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2지구)의 시공사 선정이 결국 무응찰로 유찰됐다. 조합이 단독 입찰 시 수의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유력 후보였던 DL이앤씨도 결국 불참했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2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 달 전만 해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의 3파전이 예상됐던 곳이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가 철수하고 삼성물산도 3지구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손을 뗐다. 단독 입찰이 예상됐던 DL이앤씨도 결국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2지구 조합은 최근 조합원 안내문을 통해 "복수 시공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수의계약 절차를 밟지 않겠다"며 "시간이 걸려도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속도전'을 내세우며 수의계약으로 가는 흐름과는 반대되는 선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만큼 성수동 일대 사업성에 자신 있다는 방증"이라며 "경쟁입찰이 조합원 이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도 "경쟁을 해야 조합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이 나온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논의는 필요하지만 경쟁 입찰을 우선하겠다는 기조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런 조합의 원칙과 함께 입찰보증금 1000억원이 전액 현금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 입찰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DL이앤씨의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이 수의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한 상황에서 단독 입찰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조합의 원칙이 확고한데 경쟁이 없는 판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유찰로 인해 시공사 선정 일정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지구는 공사비 약 1조8000억원 규모(총 2609가구)로,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사업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달 조합장과 포스코이앤씨 홍보요원(OS요원) 사이의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조합장이 31일 자진 사퇴를 예고하면서 내부 불안이 커졌다. 이후 조합은 "유찰될 경우 재공고 없이 새 집행부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두고 시공사 선정을 미룰 경우 일찌감치 입찰을 포기한 삼성물산이나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응찰을 감수한 조합의 결정을 성수1지구의 '학습효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지구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지침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다"며 불참했고, 결국 GS건설 단독 입찰로 마감됐다. 논란이 커지자 조합은 재입찰을 추진했고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며 내홍으로 번졌다. 이 여파로 서울시가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1지구 시공사 선정도 내년으로 넘어간 상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 위치한 재개발 구역으로, 총 4개 지구로 나뉘어 있다. 1~4지구 전체를 통합 개발할 경우 약 1만 가구 규모의 한강변 초대형 재개발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한강 조망권과 희소성 높은 입지 덕분에 '강북의 반포'로 불린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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