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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쑤시개로 접착제 이어 붙였는데…반세기 만에 달라진 보존과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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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개관
1976년 보존과학실로 시작한 지 50년만
초창기 이쑤시개로 접착제 이어붙였으나,
이젠 CT 등 최첨단 장비로 과학적 접근
28명 필요, 현재 16명...인력 충원 과제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196㎡ 규모의 보존과학센터가 문을 열었다. 1976년 낡은 책상과 몇 가지 도구만을 갖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의 발걸음이 50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초창기에는 깨진 토기 조각이나 부러진 금동불상 조각을 이쑤시개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접착제를 바르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복원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제는 재질과 제작 기법, 현재 상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가장 적절한 보존 방식을 찾아내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 복원 체계로 성장했다.

보존과학센터 외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존과학센터 외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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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과학센터 1층은 관람객이 보존과학의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옛 보존처리실을 재현한 '보존과학자의 방'에서는 초기 연구자 고(故) 이상수 선생의 열정과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보존과학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이쑤시개와 현미경, 접착제만으로 새로운 학문의 길을 개척했던 그의 노력은 숙연함을 자아낸다.

보존과학센터 1층 전시관에 전시된 초창기 보존과학실의 모습. 서믿음 기자

보존과학센터 1층 전시관에 전시된 초창기 보존과학실의 모습. 서믿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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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과학센터는 유물 상태를 원격으로 진단하고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원격진단실, 유물의 형태를 3차원으로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재질별 맞춤형 처리를 수행하는 보존처리실,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 비파괴 조사 장비를 갖춘 비파괴 조사실, 전자현미경 등 정밀 분석을 위한 분석실, 박물관 환경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환경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유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CT 장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목조여래좌상 등 다양한 유물을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해 시대적 배경과 제작 기술을 정밀하게 밝혀내고 있다.


CT(컴퓨터 단층 촬영)로 촬영해 유물을 파괴하지 않고 내용물을 파악할 수 있음. 서믿음 기자

CT(컴퓨터 단층 촬영)로 촬영해 유물을 파괴하지 않고 내용물을 파악할 수 있음. 서믿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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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센터 건립으로 서화 보존실 면적(200㎡)은 기존보다 약 두 배 늘었고, 복원할 수 있는 그림의 크기도 기존 2.5m에서 최대 10m까지 확대됐다. 다만 신발을 벗고 앉아 작업하는 좌식 형태는 그대로 유지했다. 보존과학센터 관계자는 "입식보다 좌식일 때 손이 닿는 범위가 넓어 큰 불화 작업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좌식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복원 환경은 개선됐지만, 복원은 여전히 정성과 시간의 싸움이다. 먼지 낀 그림을 복원하는 데만 수년이 걸리며, 이물질 제거 후 탈락한 섬유를 이어 붙이는 과정은 극도의 집중과 섬세함을 요구한다. 도자기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는 시연에서는 압축 분무기로 증류수를 살짝 뿌려가며 한 땀 한 땀 떼어내는 모습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보존과학센터 내 서화실, 유물 복원에서 과학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그럼에도 오랜 정성을 들이는 반복 작업을 거쳐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서믿음 기자.

보존과학센터 내 서화실, 유물 복원에서 과학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그럼에도 오랜 정성을 들이는 반복 작업을 거쳐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서믿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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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존과학센터 인원은 16명이며, 내년에는 2명이 추가돼 18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확장된 시설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최소 28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 유물 창고에 있는 유물 44만점이 있는데, 아무리 부지런히 봐도 임기 내에는 다 볼 수 없을 것"이라며 "44만점 중 약 8만점이 보존 처리가 필요한데, 최소 80년은 걸릴 텐데, 인력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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