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기업 외교'
'큰손' 젠슨 황, 새로운 협력 구상 발표할까
"AI·에너지·공급망 등 핵심 의제 주도해야"
글로벌 빅샷 총집결…협력 구체화 기대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계기로 15년 만에 방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분 단위 일정을 소화하며 삼성·현대차·SK 등 그룹 총수와의 연쇄 회동에서 협력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O 서밋의 화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인공지능(AI)이란 평가가 나오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AI 공급망 재편을 위한 새로운 협력 구상이 제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AI·에너지·공급망을 축으로 '기업 외교'가 본격화하며 기술·투자 등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올해 8월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재계에 따르면 APEC CEO 서밋은 이날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정상 외교와는 또 다른 '산업 외교'가 펼쳐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차세대 기술과 공급망 안정화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의제는 AI·에너지·공급망 등 3가지다.
황 CEO는 오는 30일 한국을 찾아 이틀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도착 당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경주에선 CEO 서밋 특별세션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이재용 회장뿐만 아니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엔비디아 생태계에 참여 중인 한국 기업과 새로운 반도체 '빅 딜'이 나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황 CEO는 CEO 서밋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특별 세션을 통해 AI·로봇·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구상을 밝힌다. 별도로 기자간담회까지 여는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협력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황 CEO가 직접 한국에 오니 엔비디아 생태계의 새로운 협력 구상 등을 밝힌다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총수들의 회동을 통해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공급망에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깊숙이 편입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협력 구체화를,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용 고성능컴퓨팅(HPC) 플랫폼 공동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반도체와 AI 산업의 기술 동맹을 한층 공고히 하고 글로벌 공급망 내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산업 전반 아우르는 AI, 새로운 협력 발표 기대
이번 CEO 서밋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AI다. 단순히 기술 트렌드를 짚는 수준을 넘어 관련 규제, 윤리, 투자 환경 등 전반적인 이슈가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첫날인 29일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및 규제 완화'를 강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 최수연 네이버 CEO도 동참한다.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AWS는 울산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네이버와 경쟁사인 동시에 공통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정부의 규제를 둘러싼 '정책 공조'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한국 기업들의 전략 공유도 주목된다. 앤터니 쿡 MS 부사장은 '책임 있는 AI 확산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을 강조하고,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부사장과 이홍락 LG AI연구원장은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차세대 AI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AI 윤리와 데이터 보안, 클라우드 인프라에 얽힌 협력 구축이 기대된다.
에너지·공급망 이슈…글로벌 투자 논의 가능성
AI 인프라를 뒷받침할 '에너지' 기술에 관한 논의도 본격화한다. 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수소 기술 트렌드와 함께 각국의 탄소중립 계획이 다뤄질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수소 모빌리티 기술,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아시아·태평양 LNG 협력 방안 등에 관한 논의를 주도한다. 박영춘 한화큐셀 사장은 울리 호만 MS 부사장과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발표한다.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는 '공급망'에 관한 논의도 관전 포인트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탄력적이고 친환경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대한 구상을 밝힌다. 그의 발표 이후 게리 코르테 핸콕 CEO와 오모토 마사유키 마루베니 CEO가 패널로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철강기업 핸콕과 일본 상사 마루베니는 포스코그룹과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파트너다. 3사가 기존의 협력 관계를 단단히 다지면서 공급망 전략에 대한 미래 구상을 대외적으로 공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아시아개발은행(ADB)·월드뱅크(WB) 등 다자금융 형태의 국제금융기구가 참여하는 만큼 산업·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한국이 APEC 의장국으로서, 단순한 산업 포럼을 넘어 개발금융·인프라 등 전반에 걸쳐 아태 차원의 리더십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이들 기구와 공동사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된다면 한국이 거버넌스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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