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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양자 컴퓨팅, 한국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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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실현 예고 노벨상 함의
하드웨어 외에 알고리즘 등 전략적 투자로 시장 우위 선점해야

[산업의 맥]양자 컴퓨팅, 한국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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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이 초전도 큐비트의 근본적인 물리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수여됐다. 이번 노벨상은 초전도 기반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IBM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노벨상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과학적 발견에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자 컴퓨팅은 산업과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기술로써 그 도래가 임박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국 역시 양자 컴퓨팅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2032년까지 총 6454억원을 투자하는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양자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보여준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투자가 양자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과학적 문제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우리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실현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 개발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양자 우위란 특정 과학 및 산업 문제를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또 비용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는 양자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기업 HSBC는 IBM과 협업하여 양자 알고리즘을 활용한 회사채 거래 예측 실험을 진행, 기존 고전적 기법 대비 최대 34%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이는 금융 산업에서 리스크 관리, 가격 예측,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에서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양자 컴퓨팅의 실질적 가치를 입증한 사례다.


록히드 마틴과 IBM은 공동으로 오픈-셸 분자의 전자 구조를 모델링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계산이 어려운 이 문제를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기법인SQD(Sample-based Quantum Diagonalization)를 통해 정확하게 해결함으로써 항공우주, 고성능 소재, 센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 기술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하드웨어도 중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은 애플리케이션과 알고리즘 개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 분야는 아직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한 국가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이 지금부터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충분한 기회를 갖고 있다.


양자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앞두고, 한국 기업들은 양자 컴퓨팅이 제공하는 기회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양자 알고리즘과 응용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다. 정부와 산업계는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계와 산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도 필수적이다. 학계는 새로운 양자 현상과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하는 기초 연구의 중심이며, 산업계는 이를 실용적 프레임워크로 전환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과 전문성을 제공한다.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은 복잡한 산업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메인 전문가와 양자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구축하고, 양자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 개발을 선도해야 한다. 양자와 고전컴퓨팅의 통합을 통해 산업별 통찰력을 기반으로 연구를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성과를 확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은 한국 내 활기찬 양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한국이 양자 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양자 컴퓨팅은 신약 및 신소재 개발, 금융, 물류, 제조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성장 산업이다.


인재가 풍부한 한국은 기술과 경제의 획기적인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제는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한희 IBM 퀀텀 알고리즘 센터 총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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