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직후 부모 뒤바뀌어 평생 가난한 삶
法, 병원에 3억5000만원 배상 판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병원의 실수로 부모가 뒤바뀐 일본 트럭 운전사가 병원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는 3800만엔(약 3억58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지만,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병원 실수로 부모가 뒤바뀐 일본 트럭 운전사가 해당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800만엔(약 3억5786만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953년 3월 30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산이쿠가이' 병원에서 태어난 남성 A씨는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가난한 집안의 아기와 뒤바뀌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성장할 운명이었던 그는 입양 가정에 보내졌고,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A씨는 전자제품 하나 없는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생계를 이어갔다. 중학교 졸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평생 결혼도 하지 못한 채 힘겹게 살아왔다.
유산 다툼서 밝혀진 '출생의 비밀'
진실은 50여 년이 지난 뒤, A씨의 진짜 가족 간 재산 다툼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와 신원이 바뀌어 부잣집 맏아들로 자란 B씨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를 돌보는 대가로 어머니의 유산 일부를 상속받았으나, 요양원에 맡긴 채 직접 돌보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품은 동생들은 자신들과 유독 생김새가 달랐던 B씨의 핏줄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
동생들은 B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 2009년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B씨가 자신들과 생물학적으로 형제 관계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병원에 의뢰해 도쿄에서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친형 A씨를 찾아냈고, B씨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法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이별…보상받을 자격 있다"
도쿄지방법원은 병원에 대해 3800만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중 3200만엔은 A씨가, 남은 600만엔은 친동생 3명이 받게 됐다. 재판을 맡은 미야사카 마사토시 판사는 "A씨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와 헤어졌고 결코 그들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정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자랐어야 했기 때문에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이미 친부모는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다. 더구나 A씨 대신 부잣집 맏아들의 인생을 산 B씨는 집안 회사를 물려받아 대표직에 올라 있었다. A씨는 "나를 키운 어머니는 고생하려고 세상에 나온 분 같았다"며 "어머니를 도와 뇌졸중 환자를 포함해 4명의 동생을 돌봐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만 없었다면 인생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원래의 삶을 살 수 있게 내가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달라"고 분노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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