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경기 침체에도 中 '크록스' 성장세
매출 30% 이상 증가…북미와 반대
'감정 소비' 트렌드 타고 Z세대 공략
한때 '못생긴 신발'로 불리던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Crocs)가 최근 중국 Z세대 사이에서 힙한 패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중국에선 경제 성장 둔화 분위기에도 오히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크록스, '못생김'을 '자기표현' 수단으로 바꿔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칼럼을 통해 "불확실한 경제 속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만을 파는 게 아니라 '감정을 파는 브랜드'"라며 "크록스는 현지화 전략과 감정 소비 트렌드를 결합해 '못생김'을 '자기표현'으로 바꾼 사례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방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면서도 "크록스는 '못생겼지만, 진정성 있게 통하는 브랜드'라는 새로운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뚜렷한 실적 변화가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크록스의 중국 매출은 30% 이상 증가한 반면, 북미 매출은 6.5% 감소했다. 앤드루 리스 크록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이제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매장에도 가지 않는다"며 "특히 저소득층은 가격 인상에 가장 민감하고, 경기 불안에 크게 위축돼 있다. 일부는 아예 외출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미국 내 경기 둔화와 생활비 부담이 크록스의 핵심 소비층인 중저가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 밖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중국에서의 크록스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 등에선 신발 위에 만화 캐릭터나 음식 모양의 지비츠 참을 부착해 꾸미고 이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지비츠 참은 크록스 신발 상단 구멍에 꽂는 장식 아이템으로,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중국 시장조사업체 다쉐컨설팅(Daxue Consulting)의 앨리슨 말름스텐 이사는 "중국 소비자들은 뻔하지 않고, 촌스럽거나 엉뚱한 것을 사랑한다"고 했다. 이 같은 소비자 성향 덕에 과거 '못생긴 신발'로 조롱받던 크록스 디자인은 오히려 비주류적 감성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에게 크록스는 자유와 개성의 상징이자, 기성 질서에 대한 유쾌한 반항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감정소비 선호 트렌드 파고든 전략 성공적
또 중국에서 유독 크록스의 인기가 커진 배경에는 경제 상황과 소비 심리,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소비자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큰 지출 없이도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감정 소비'를 선호하고 있다. 경기 불안이 커질수록 작고 가벼운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 인기를 끄는 셈이다.
크록스는 지비츠 참을 통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재미와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자 심리를 겨냥했다. 결국 크록스는 감정소비 트렌드의 수혜를 입은 해외 브랜드로 부상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고,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크록스의 이 같은 성공은 이례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또 크록스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성장세를 견인했다. 크록스는 2020년 중국 배우 양미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해 젊은 여성층을 집중 공략했고, 광고와 캠페인에서도 중국식 유머 코드와 감성을 적극 반영했다. 특히 글로벌 슬로건인 'Come As You Are'를 중국어 버전인 '天生自在'로 현지화한 것은 브랜드 메시지를 중국 소비자의 정서에 맞게 풀어낸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天生自在'는 타고난 편안함, 자연스러운 자기다움이라는 의미로, 자유롭고 개성 있는 삶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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