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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빠로 살 수 없어" 불안이 엄습했다…일주일 후 찾아온 근손실 [마운자로 리포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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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기자의 마운자로 체험기(첫 투약~1주차)

주사 한 시간 뒤 가볍게 '핑'
체중감량 효과 있었지만
체지방 외려 늘고 근손실 온 일주일

편집자주의료계 난제였던 비만 치료의 길이 열리고 있다. 포만감 유지와 식욕 억제에 영향을 주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 계열 치료제의 등장 덕이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마운자로'는 GIP(위 억제성 폴리펩타이드)와 GLP-1 이중 작용제로 기존 치료제 대비 더 높은 체중감량 효과와 당뇨·MASH(대사이상 간질환) 등 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서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치료제가 단순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되거나 '기적의 다이어트 주사'로 오인하는 사회적 풍토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연재는 고도비만 판정을 받은 기자가 직접 투여 과정을 체험하며 효과와 부작용, 생활습관 변화 등을 기록하고 올바른 비만 치료제 사용과 건강한 삶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총 6회(12주 간)에 걸친 연재로 기획됐다. 기자가 겪은 마운자로 효능을 모두가 똑같이 겪지 않는다. 부작용을 동반하는 비만치료제 사용을 염두에 둔 독자들이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길 바란다.

9월 7일 투약 하기 직전 기자의 모습.

9월 7일 투약 하기 직전 기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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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93.1㎏, 키 172.5㎝, 체질량지수(BMI) 31.3㎏/㎡.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일상이 된 회식과 운동부족 등의 여파로 기자의 몸은 빠르게 '나태'해졌다. 입사 이후 약 10년 동안 몸무게가 20㎏ 넘게 늘어 고도비만이 되고 말았다.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체중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결정적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딸의 출산. '건강한 아빠로 살겠다'는 다짐 끝에 지난 9월 7일 오후, 다이어트 치료제 '마운자로'의 최저 용량인 2.5㎎ 첫 주사를 복부에 맞았다.


마운자로는 지난 8월 2.5㎎·5㎎에 이어 최근 고용량 제품인 7.5㎎이 국내에 출시됐다. 처음부터 높은 용량을 주사하면 부작용·이상반응이 세게 올 수 있다는 의료진 조언에 따라 최저 용량부터 투약을 시작했다. 주의해야할점은 마운자로가 BMI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와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 처방 가능한 비만 치료제라는 점이다.

"이런 아빠로 살 수 없어" 불안이 엄습했다…일주일 후 찾아온 근손실 [마운자로 리포트]① 원본보기 아이콘

마운자로는 일회용 펜을 통해 복부·허벅지·상완(위팔) 뒤쪽 등에 직접 주사하면 된다. 펜을 수평으로 피부에 밀착한 뒤 링을 돌려 잠금을 해제한다. 이후 펜의 위쪽 버튼을 누르면 첫번째 '딸깍'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주사가 시작된다. 3~4초 후 두번째 '딸깍' 소리가 들리면 주사는 끝이 난다. 통증은 손으로 살짝 꼬집은 정도다. 주사 직후에는 약액을 손으로 문지르지 않고 자연 흡수되게 둔다. 약액이 피하층에 천천히 흡수되는 주사제인데 피부를 문지르면 약액이 피부 표면 쪽으로 밀리거나 새어나와 투여 용량이 불완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은 일반적으로 냉장 보관이 원칙이지만 상온 노출 시에도 21일간 사용이 가능하다. 투여 요일·시간을 고정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게 좋다. 만약 투약 스케줄을 놓치더라도 하루 정도의 지연은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의사가 안내한 기준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알코올·카페인 섭취, 폭식 직후 투여 등은 약효 체감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주사 후 한 시간이 지나자 술 한 잔을 마신 뒤처럼 가볍게 핑 도는 느낌이 스며들었고, 저녁 무렵엔 속이 니글거리고 더부룩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식사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식욕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속이 더부룩하다보니 '음식을 먹으면 부대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음식을 씹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침에는 병아리콩 샐러드와 호밀빵을 먹었고 오후 5~6시 사이 점심과 저녁을 겸한 한끼로는 닭가슴살과 콩나물 비빔밥을 먹었는데 배고픔은 둔감해지고 포만감은 다소 길어졌다. 첫주는 포만감·식욕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먹는 속도 조절'과 '식사량 감소'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마운자로 최저용량 제품인 2.5㎎은 8월 출시 이후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부 약국에서는 선결제를 요구하거나 대기번호를 매기기도 했다. 기자도 처방을 받은 이후 일주일만에 구할 수 있었다. 현재도 저용량 제품은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마운자로 최저용량 제품인 2.5㎎은 8월 출시 이후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부 약국에서는 선결제를 요구하거나 대기번호를 매기기도 했다. 기자도 처방을 받은 이후 일주일만에 구할 수 있었다. 현재도 저용량 제품은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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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해 혈당이 높을 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낮추며 위 배출을 지연시켜 조기 포만감과 장시간 포만감을 유발한다. 여기에 GIP(위 억제성 폴리펩타이드) 수용체에도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보조하고 지방 대사를 조절해 체내 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인다. 이 두 호르몬을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 기전' 덕분에 마운자로는 기존 GLP-1 단독제보다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실제 72주간(약 1년6개월) 진행된 마운자로와 위고비 비교 임상 시험에서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체중이 약 -20.2% 감소한 반면 위고비 투여군은 -13.7% 감소했다. 또한 체중 10% 이상, 20% 이상 감량을 달성한 비율도 마운자로군이 위고비군보다 높았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반응 속도와 효과 정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의 자문 역할을 맡은 박경민 성수멜팅의원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마운자로는 단일 펩타이드(짧은 단백질 조각)에 GIP와 GLP-1이 결합하도록 만들어진 구조로, 대략 GIP 결합 비중이 3분의 2가량이고 GLP-1 결합 비중이 3분의 1로 설계돼 있다"며 "두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한다고 해서 '무조건 위고비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사람에 따라 반응 시점과 체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투약 첫 주 일주일간의 체성분 변화표. 이번 연재는 가정용 인바디 기기로 측정한 체성분 변화를 기록해 보여줄 예정이다. 첫주 변화만으로 마운자로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체중은 1.7kg 감소했지만 체지방량은 골격근량은 감소하는 등 변화를 보였다.

투약 첫 주 일주일간의 체성분 변화표. 이번 연재는 가정용 인바디 기기로 측정한 체성분 변화를 기록해 보여줄 예정이다. 첫주 변화만으로 마운자로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체중은 1.7kg 감소했지만 체지방량은 골격근량은 감소하는 등 변화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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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일주일만에 기자의 체성분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9월 7일 기준 체중이 93.1㎏이었고 골격근량은 33.6㎏, 체지방량은 33.8㎏이었는데 일주일만인 9월 14일 각각 91.4㎏·32.4㎏·34.0㎏으로 바뀌었다. 체중은 1.7㎏ 줄었지만, 근육이 1.2㎏ 빠지고 체지방은 오히려 0.2㎏ 는 것이다. 박 원장은 "GLP-1 계열은 초기에 체액과 근육이 같이 빠질 수 있다"며 "단백질 섭취를 유지하고 가벼운 근력운동을 곁들이면 '빠지는 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응은 개인차가 있고, 평균적으로는 한 달 단위에서 체중 감소율을 논의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초기에는 음식 먹는 속도를 늦추고 감량을 위한 생활 속 운동을 늘리는 등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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