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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이 현실 밟고 선 순간…'트론: 아레스' VFX 혁신[슬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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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ED 바이크 제작해 밴쿠버 질주
3D 프린팅 개념 도입, 경찰차 절단도
"현실에서 시작해 판타지로 확장"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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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SF 프랜차이즈 '트론'이 15년 만에 '트론: 아레스'로 돌아왔다. 이야기가 얕고 예측 가능하다는 혹평을 받으며 전작들만큼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지만, 기술적으론 계보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트론'(1982)은 컴퓨터그래픽(CG)을 대대적으로 활용해 디지털 세계 표현을 새롭게 바꿨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트론: 새로운 시작'(2010)도 사이버 미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영화는 방법론이 눈길을 끈다. 시각효과(VFX)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시거는 ILM 등 다섯 업체와 특수효과 2000샷 이상을 완성하면서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최대한 현실에서 촬영하는 것이었다.


가장 큰 고민은 아레스(자레드 레토), 아테나(조디 터너스미스) 등 디지털 프로그램이 현실에 등장하는 방식이었다. 시거는 1년간 연구 끝에 3D 프린팅 개념을 도입했다. 전작에선 빛의 오토바이인 '라이트 사이클'이 갑자기 나타나 비현실성이 강했다. 시거는 3D 프린팅이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을 적용했다. 레이저가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차량이 프린트되는 식이다.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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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촬영 현장에선 전기 할리 데이비슨을 개조해 '라이트 사이클'을 실제로 제작했다. LED 조명을 달아 주행하면 빛이 나도록 했다. 스턴트 팀은 밤마다 거리를 달렸다. 요아킴 뢴닝 감독은 "밴쿠버에서 6주간 밤샘 촬영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레토, 터너스미스 등 디지털 프로그램을 연기한 배우들은 LED를 내장한 의상을 입고 연기했다. 시거는 "실제 거리에서 촬영해 포장도로 빛 반사와 굴절, 습기까지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의 백미는 경찰차가 라이트 리본에 반으로 잘리는 장면이다. 이 또한 CG가 아니었다. 특수효과팀은 경찰차 여섯 대를 반으로 자르고 다시 이어 붙여 촬영용으로 준비했다. 차량 중앙에 설치한 폭약을 터뜨려 두 동강을 낸 뒤, 한밤중 다리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담았다. ILM은 그 위에 빛의 장벽이 관통하는 효과를 입혔다. 뢴닝 감독은 "모든 걸 CG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최소한 실제로 시도해 보는 것이 관객에 대한 의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세계인 '그리드'도 실제 세트로 완성했다. 일부 공간을 붉은 선으로 구성해 초현실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시거는 "내가 마주한 가장 붉은 방이었다"며 "그림이 아니라 세트 사진이라는 설명을 대부분 믿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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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면에서 물리 법칙을 충실히 따른 건 아니었다. 시거는 "라이트 리본은 현실 기술보다 훨씬 큰 존재다. 현실처럼 다루며 '이게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를 계속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서 시작해 판타지로 확장했다"며 "경제성과 실용성, 그리고 '여기까지만'이라는 한계를 찾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기술 자체를 서사로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트론: 아레스'는 충분한 의미를 확보했다. 원작자 리스버거 감독은 "무언가가 나오면 그 시대에는 너무 앞서 보이지만, 현실이 곧 따라잡기 마련"이라며 "아레스는 새로운 기술이 우리 현실을 통과하고 있다는 은유"라고 평했다.


1982년 원작이 '디지털 세계의 탄생'을 상상했다면, 이번 작품은 '디지털의 현실화'를 실험했다. 3D 프린팅 물질화, LED 바이크 실물 제작, 세트 조성 등 이번 작품이 선보인 기법들은 이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사들 사이에서 화제다. 내러티브는 빈약해도, VFX 제작 방식만큼은 차세대 표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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