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WHO가 가공육 발암물질로 분류
과학자들 “영국 정부 대응 나서야” 촉구
영국의 과학자들이 베이컨·햄 등 가공육에 사용되는 아질산염 보존제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을 담배·석면과 같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영국 정부가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WHO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진과 관련 학자들이 최근 웨스 스트리팅 영국 보건장관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는 가공육 내 아질산염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제품 포장 전면에 암 위험 경고 문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학자들은 특히" 중소 식품업체가 아질산염 대체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질산염은 고기를 선홍색으로 유지하고 부패를 늦추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그러나 체내에서 발암성 화학물질(니트로사민)으로 변할 수 있어서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 발병 위험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발표에서 하루 50g의 가공육 섭취가 대장암 위험을 약 18%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프랑스 소르본 파리 노르대 연구팀은 성인 10만여명을 평균 7.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첨가제로 섭취한 아질산염이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을 53% 높였다고 발표했다. 동일한 아질산염이라도 자연 발생이 아닌 가공육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첨가 형태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베이컨의 약 90%가 아질산염을 포함하고 있으며, 무첨가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5~10%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경고 표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몇 년 내 아질산염 사용 자체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보건부는 아질산염과 암 사이의 인과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식품기준청(FSA)의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규제 논의의 방향은 여전히 미지수다.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40~69세 여성 7만여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소시지·햄·베이컨을 주 1회 이상 먹는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57%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50세 미만 여성은 위험도가 더 높았다.
연구팀은 "가공육이 유방암을 반드시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섭취를 줄이는 것이 예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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