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산소 운반 액체 주입…안전성 확인
향후 과제는 실제 산소 공급 효과 검증
지난해 이그노벨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이른바 '엉덩이 호흡' 이론의 실제 의료 적용 가능성이 확인돼 눈길을 끈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 유머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매년 10월 발표하는 상으로, 기존 과학의 틀을 깨는 엉뚱하거나 기발한 연구에 주어진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은 일본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폐 기능 저하로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직장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장내 환기(enteral ventilation)' 기술의 첫 인체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물고기, 거북, 해삼, 돼지 등 일부 동물이 산소 부족 환경에서 항문이나 장 점막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는 생존 전략에 주목했다. 이를 응용해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산소가 풍부한 액체를 직장에 주입해 장벽을 통해 혈류로 산소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안한 것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첫 시험에는 일본의 건강한 남성 27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산소 운반 능력이 높은 퍼플루오로데칼린(perfluorodecalin) 액체를 관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직장에 주입하고 60분간 유지하도록 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안전성 확인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산소가 포함되지 않은 액체가 사용됐다.
시험 결과 20명이 최대 1.5ℓ까지 견디며 실험을 마쳤고, 일부가 팽만감과 불편함을 호소했을 뿐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다카노리 다케베 박사는 "이번 시험은 시술 과정이 인간에게 안전한지 확인하는 단계였으며, 산소 전달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단계는 실제로 산소를 함유한 액체를 사용해 혈중 산소 농도를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이 기도 손상, 폐렴, 중증 호흡 부전 등으로 산소 공급이 어려운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술은 돼지 대상 초기 연구 결과가 2021년 Med 표지 논문으로 처음 공개됐으며, 2024년에는 이그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맛있다" 식당에서 감탄했던 '그 김치'…알고 봤더...
마스크영역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5102709440681693_1761525846.jpg)
















![[기자수첩]북극항로 개척하려면 사무관 1명으론 안된다](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5102810381821540A.jpg)
![[기자수첩]'정품 보증서'로 둔갑한 관세행정 서류](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5102810584899900A.jpg)
![[블룸버그 칼럼]금 FOMO 트레이드, 이미 늦었다](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5102810435740741A.jpg)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