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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연회장 짓는 트럼프…기업에 상납 강요 논란[시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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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 넘는 초호화 연회장 공사
트럼프 지지율 급락…중간선거 비상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동관인 이스트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대규모 연회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강행하면서 미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의회 승인 없이 진행되는 이번 공사는 기업 기부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 셧다운 상황에서 3500억원이 넘는 초호화 연회장을 짓는다는 사실에 미국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행사할 연회장 짓는 트럼프…"백악관 너무 좁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동관인 이스트윙이 연회장 건설을 위해 철거되는 모습.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동관인 이스트윙이 연회장 건설을 위해 철거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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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윙은 1902년 백악관 증축 당시 지어진 건물로, 1942년 2차 세계대전 중 보안상의 이유로 한 차례 개조된 이후 단 한 번도 리모델링이나 증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도 시도하지 않았던 대규모 공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독특한 행사 스타일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스포츠팀이나 시민들을 수백 명씩 한꺼번에 초청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이 너무 협소하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트윙을 개조해 한 번에 999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연회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건물들이 단순한 집무실을 넘어 미국의 문화재라는 점이다. 의회에는 백악관의 보수와 관련된 별도의 위원회가 있으며, 이러한 공사에는 반드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백악관 측은 이스트윙은 원래 개보수를 자주 한 곳이며, 백악관도 보수 공사를 많이 했었다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이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주 넘게 셧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이러한 공사를 강제로 밀어붙이고 있어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사 기간은 최소 내년 말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사 비용은 2억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예산안 통과조차 되지 않아 셧다운된 상황에서 이런 막대한 자금을 들여 백악관을 개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백악관이 공개한 공사 이후 연회장의 이미지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거의 유럽의 왕실 궁전에서나 볼 수 있는 연회장으로, 유럽 왕실과 황실을 상징하는 흰색과 금색 테두리로 된 바로크 양식의 연회장 구상도가 공개됐다. 이는 프랑스의 17세기 절대 왕정 군주였던 루이 14세 시대의 연회장을 본떠 만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심이 더욱 폭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노킹스(No Kings)' 시위가 미국 전역 2600여 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참가 인원이 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왕처럼 행동한다며 왕은 필요 없다는 구호가 미국 전역에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공화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백악관은 일관되게 이 공사가 매우 필요하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백악관은 공개 행사를 하기에 너무 협소해 밖에 텐트를 쳐야 할 정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지만, 이러한 발언은 오히려 민심을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분쟁과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상황에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초호화 연회장을 짓는다는 소식에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세금없이 기업 기부금만 사용"…반강제 납부 논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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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세금을 사용하지 않고 기업 기부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백악관은 미국 기업인들을 불러 만찬을 열고 공사비 기부를 요청했다. 애플, 아마존, 록히마틴과 같은 미국 대기업들이 초청됐으며, 연회장에는 아예 '증축 기부 회사'라는 명단까지 새겨질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모두 미국 정부와 납품 계약을 맺었거나 협력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이라는 점이다. 기부를 하지 않으면 이러한 협력 사업이 모두 취소될 수 있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반강제로 기부금을 납부하게 만든 셈이다. 더욱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기부 의사를 밝히기도 전에 명단부터 만들어 공개했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기부금 명목으로 연회장 개조비 수천억 원을 상납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기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고위 인사들과의 커넥션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회장 건설이 단순한 대형 행사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자신이 소유했던 호텔 연회장에서 많은 행사를 개최하며 기업인들과 타국의 고위 공직자들을 초청해 로비가 벌어졌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대선 승리 전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동안 이러한 행사를 열지 못했고, 해당 호텔도 매각했었다.


그러나 백악관에 아예 대규모 연회장을 만들게 되면 기업인들을 마음대로 초청하고 엄청난 로비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경유착 문제는 물론, 심지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들이 외국에 팔려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급락하는 트럼프 지지율…내년 중간선거 빨간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반정부시위인 일명 '노킹스(NO Kings)' 시위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반정부시위인 일명 '노킹스(NO Kings)' 시위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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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미국 정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집권 초반 50~6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40%까지 떨어졌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37%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집권 1기와 2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관세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황에 정부 셧다운까지 겹친 가운데 초호화 연회장 건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지지자들도 많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관세 전쟁 장기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며 실물 경기 지표도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미국 경제가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지기는커녕 뒷걸음질을 치고 있어, 중간선거에서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이 계속 폭락할 경우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공화당 지지자들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직 80%가 넘어 나름의 방어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계속해서 민심과 동떨어진 독단적 정책을 펼칠 경우 이 지지층마저 이탈하게 되고, 결국 공화당 독주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중도층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사실상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이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정책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백악관 연회장 건설이 미국 국민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백악관에 연회장 짓는 트럼프…기업에 상납 강요 논란[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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